휴전 합의에도 총격전… 캄보디아 총리 “태국과 평화적 공존 원해”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가 태국과의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길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태국과 캄보디아가 100년 넘게 영유권 분쟁을 벌여온 국경 지역에서 최근 다시 총격전이 발생하며 나온 발언이다.
2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전날 벨기에 수도 브뤼셀을 방문 중인 훈 마넷 총리는 불안정하고 취약한 국경 상황에 우려를 드러내며 “긴장 완화와 평화적 공존을 원한다”고 말했다.
양국은 지난 24일 태국 동북부 시사껫주 접경지에서 교전을 벌였다. 이는 지난해 대규모 총격전 이후 휴전 합의를 했음에도 발생한 충돌로 두 국가는 1907년 프랑스가 캄보디아를 식민 통치하며 처음 측량한 총 817㎞ 길이의 국경선 가운데 일부 미확정 구간을 둘러싸고 100년 넘게 분쟁 중이다. 앞서 지난해 7월에도 무력 충돌로 28명이 숨진 데 이어 같은 해 12월에는 3주 가까이 이어진 교전으로 양국에서 약 100명이 사망하고 50만 명 이상의 피난민이 발생했다.
지난해 7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양국 간 교전 중단 전에는 관세 협상을 안 한다고 압박하자두 국가는 말레이시아의 중재로 긴급 합의를 했으나 11월에 다시 충돌이 벌어지며 합의가 깨졌다. 또다시 같은 해 12월 휴전 협정을 맺었으나 합의 이후에도 캄보디아는 태국이 휴전 합의에도 국경 마을을 불법 합병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태국은 캄보디아군 병력 배치와 민간인 정착으로 자국 영토가 침범됐다고 반박하는 등 갈등이 이어졌다.
훈 마넷 총리는 “우리는 (태국과 국경 분쟁)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고 있다”며 태국이 양국 국경선으로 인정되는 지점보다 “훨씬 더 깊숙이” 캄보디아 영토를 침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캄보디아군이 잃은 영토를 되찾기 위해 태국군과 싸울 계획이냐”는 물음에는 “우리는 항상 평화적 해결을 고수한다”고 재차 강조하며 태국에 국경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대화를 촉구했다.
한편 그는 캄보디아 스캠(사기) 범죄 단지가 자국 경제를 파괴하고 국가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다며 정부와의 공모 의혹을 부인했다. 훈 마넷 총리는 “많은 이들이 캄보디아 국내총생산(GDP)이 사기 (산업)에 의존한다고 말하는 데 그렇지 않다”며 “우리는 관광과 제조업 등 순수 경제에 의존한다”고 말했다. 앞서 싱크탱크 미국평화연구소(USIP)는 캄보디아의 사기 산업 규모가 GDP의 절반에 달하는 125억 달러(약 17조7000억 원)가 넘는다고 주장했다.
훈 마넷 총리는 캄보디아 범죄 단지의 배후로 지목돼 지난달 중국으로 송환된 프린스그룹의 천즈 회장과 관련해서는 “그가 주범인 줄 몰랐다”며 “(의혹이 제기되기 전까지는) 경제에 기여한 평범한 사업가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활동이든 우리는 알지 못했다”며 의혹이 제기된 불법 행위를 파악한 뒤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캄보디아 정부는 최근 몇 주 동안 대대적 단속으로 범죄 단지 190곳가량을 폐쇄했다고 발표했다. 캄보디아 내무부는 지난해 6월 이후 3만명이 넘는 외국인 사기 용의자를 체포해 추방했다며 올해 4월까지 자국 내 범죄 단지를 완전히 없애겠다고 밝혔다.
김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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