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가격이 880원?” 삼겹살 600톤 푼 이마트…‘미끼’는 옛말[르포]
탄탄포크 880원·네모삼겹 1080원 초특가 진열
삼겹살 물량 전년 410t→올해 600t 대폭 확대
마트 3사 초저가 전면전…10원 단위 가격경쟁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삼겹살 100g에 880원이면 1㎏ 사도 9000원이 안 되잖아요. 요즘 장볼 때마다 한숨이 나오는데, 이런 행사 때 안 오면 손해죠”
26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이마트(139480) 용산점. 50대 주부 A씨는 개장 20분 전부터 매장 입구에서 카트를 잡고 서 있었다. 이날은 이마트가 다음 달 3일 ‘삼삼데이(삼겹살 데이)’를 앞두고 대규모 할인 행사 ‘고래잇 페스타’의 막을 올린 첫날이다. 개장 전부터 50여명이 줄을 늘어 섰고, 오전 10시 문이 열리자마자 고객들은 일제히 축산 매대로 향했다.

축산 매대 앞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냉동고 양쪽에서 고객 10여명이 동시에 팩을 집어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한 손에 삼겹살 팩을, 다른 손에 스마트폰을 든 채 가격표를 촬영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구매는 1인 2팩으로 제한됐지만, 카트에 삼겹살 두 팩과 봄나물·과일 등을 수북이 담아가는 고객이 대부분이었다. 남편과 함께 매장을 찾은 60대 B씨는 삼겹살 두 팩을 카트에 담으며 “설 끝나고 고기값이 더 올랐다고 느꼈는데, 이 가격이면 넉넉하게 사서 냉동실에 넣어둘 수 있다”고 했다.
이마트는 이번 용산점에만 880원 삼겹살 1t 물량을 풀었다. 지난해 행사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전국으로는 행사 기간 삼겹살 물량을 수입·국산 합산 전년 410t에서 올해 600t으로 대폭 확대했다. 실제로 오픈런 인원이 빠져나간 뒤에도 고객들이 꾸준히 축산 매대를 찾았지만, 오전 내내 물량이 소진되지 않았다. 매대 한쪽에서는 직원이 선반 카트에 삼겹살 팩을 가득 실어 수시로 보충했다.


배경에는 돼지고기 가격 상승이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수산물 유통정보 ‘카미스(KAMIS)’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돼지고기 1+등급 도매가는 1㎏에 5699원으로 평년 대비 25.5% 올랐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의 축산유통정보에서 집계하는 삼겹살 소매가도 같은 날 100g당 2666원으로 평년 대비 12.1% 비싸다. 고물가 장기화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대형마트 세일 기간에 집중적으로 장을 보는 쟁여두기 소비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
대형마트의 전략도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소량의 초저가 상품으로 집객을 이끄는 미끼 방식이 주를 이뤘다. 물량이 금세 소진돼 빈손으로 돌아가는 소비자 불만이 반복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통합 매입과 물류 효율화로 원가를 낮추는 동시에 물량 자체를 크게 확대해, 고객 대부분이 실질적 혜택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로 전환하는 추세다. 온라인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오프라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신선식품 가격 경쟁력이 대형마트의 핵심 집객 무기가 되고 있는 셈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전년보다 가격을 더 낮추고 물량도 대폭 늘려 방문한 고객 모두가 실질적인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유통업체 간 경쟁이 심화하는 만큼, 신선식품 가격 경쟁력을 통해 오프라인 유통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한전진 (noretur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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