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앞둔 멕시코 치안 비상…숨진 ‘마약왕’ 누구길래
애인 방문이 20년 도주 끝낸 결정적 단서
펜타닐 유통·인신매매 등 범죄 행위
죽어서도 멕시코를 흔든 ‘폭력의 유산’

22일(현지시각) 멕시코 군이 멕시코 할리스코주 소도시 타팔파에서 마약 카르텔 소탕 작전을 벌였다. 한 남성이 총격전 중 부상을 입고 멕시코시티로 이송되던 중 숨졌다. 멕시코 최대 카르텔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 의 수장 네메시오 루벤 오세게라 세르반테스, 일명 ‘엘 멘초(El Mencho)’다.
멕시코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작전에서 엘 멘초 외에도 CJNG 조직원 6명이 함께 사살됐고, 장갑차와 로켓 발사기 등 대량의 무기가 압수됐다. 소식이 퍼지자 6개 주 이상에서 동시에 차량이 불타고 고속도로가 막혔다.
이후 엘 멘초는 멕시코 할리스코주 지역 경찰로 복무하다 조직범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밀레니오 카르텔에서 경력을 쌓던 그는 2011년 조직에서 분리해 CJNG를 창설했다. 이후 인신매매, 불법 금 채굴, 심지어 아보카도 생산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24일 알자지라에 따르면 엘 멘초는 멕시코 전역에서 활동하며 라틴 아메리카를 거쳐 미국과 아시아 일부 지역까지 이어지는 국제 인신매매 경로를 구축했다.
특히 CJNG는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마약의 대규모 공급책으로 알려졌다. 23일 CNN에 따르면 CJNG는 최근 수년간 미국에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 마약 펜타닐과 메스암페타민의 핵심 공급 조직으로 지목됐다. 미연방수사국(FBI)은 CJNG를 멕시코에서 코카인·헤로인·메스암페타민·펜타닐 밀수 능력이 가장 높은 조직으로 평가했다.

2020년엔 멕시코시티에서 오마르 가르시아 하루 푸지, 당시 멕시코 공안부 장관을 암살 시도했다. 암살은 실패했지만 경호원 두명과 민간인 한명이 사망했다.
BBC에 따르면 2021년 멕시코 중서부 미초아칸주에서 벌어진 무인기(드론) 폭탄 공격도 CJNG가 배후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테러로 경찰관 2명이 다쳤다. 무인기엔 플라스틱 폭탄과 쇠 구슬을 담은 용기가 부착돼 있었다.

이 인물이 20일 여성을 타팔파로 데려갔고, 그 여성이 엘 멘초를 만났다. 다음 날 여성이 자리를 떠났지만 엘 멘초는 경호원들과 함께 그 자리에 남았다. 23일 미국 매체 ‘포춘’에 따르면 미국 정보기관이 이 위치를 확인하는 “매우 중요한 추가 정보”를 제공했다.
이번 작전의 배경에는 미국의 압박이 있었다는 외신 분석이 나온다. 23일 CNN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초 부터 마약 밀수 단속 강화를 주장했다. 미군이 멕시코 영토 내에서 자체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고도 시사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엘 멘초 제거 작전에 미군과 정보를 주고받았지만 멕시코군이 작전을 수행했음을 강조했다.
22일 알자지라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CJNG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고, 미 국무부는 엘 멘초의 체포·유죄 판결로 이어질 정보에 최대 1500만달러(약 215억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수장이 체포되고도 세력이 꺾이지 않은 전례도 있다. 24일 영국 BBC에 따르면 CJNG의 주요 라이벌 카르텔 ‘시날로아’ 역시 수장 호아킨 구스만이 거듭 체포되고 탈출하는 상황에서도 조직 붕괴 없이 살아남았다.
BBC는 “엘 멘초는 수년간 멕시코 정부의 표적이었고 CJNG 또한 그의 부재에 대비해 계획을 세워 두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알자지라는 이번 사건이 멕시코 전역에 폭력의 물결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멕시코 정부가 2000년대 말 시도했지만 실패했던 수장 제거 전략으로 회귀했기 때문이다. 멕시코 정부는 2006~2012년 여러 고위 마약왕을 제거했지만 이후 카르텔이 분열과 확장을 거듭하며 수십만명이 살해·실종됐다는 게 매체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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