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출 정체에…5대 금융, 여신 다변화 모색

공인호 기자 2026. 2. 26.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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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신한·하나·우리·농협 생산적 금융 협의체 가동…AI·딥테크·K-Food로 대상 다변화
“성장 잠재력 높은 분야로 전환 절실”…리스크 관리 전문성이 관건
사진=각 사 제공

5대 금융지주가 정부의 ‘생산적 금융’ 국정과제에 호응해 AI(인공지능)·딥테크 등 신성장 분야로 여신 대상을 넓히고 있지만, 리스크 관리 전문성 확보가 중장기 성장동력 정착의 관건으로 지목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금융지주는 별도의 생산적금융 협의체를 구성해 AI·데이터·첨단 제조업 등에 대한 금융지원에 나서고 있다.

KB금융의 경우 ‘케이비 딥테크 스케일업 펀드’를 조성해 AI·로보틱스 등 딥테크 분야의 혁신 기업 투자에 나서고 있다. 해당 펀드는 단순 자금 지원을 넘어 스케일업 지원에 초점이 맞춰졌으며, 자금 운용은 지주사의 CIB(기업투자금융) 마켓부문이 전담한다.

주요 투자 대상은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 모빌리티, 친환경·에너지, 로봇, 사이버보안·네트워크, 우주항공·해양, 차세대원전, 양자기술 등이다.

신한금융은 그룹 생산적 금융 추진위원회를 통해 대출과 투자 분과를 분리해 운영 중이다. 투자 분과에서는 AI, 데이터센터, 첨단 제조, 재생에너지 등 국가 핵심 산업과 메가 프로젝트 참여를, 대출 분과는 정부의 초혁신경제 15대 선도 프로젝트 관련 산업을 중심으로 한 영업 체계 구축 및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여신 지원에 나선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은 한화솔루션과 미국 태양광 개발 및 북미 신재생에너지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현대건설과는 데이터센터·신재생에너지 사업 전반에 대한 금융지원 협약을 맺었다.

하나금융도 첨단산업 성장 지원을 위해 하나은행 기업여신심사부내 첨단전략산업 신규 심사팀을 신설해 ‘핵심성장산업대출’, ‘산업단지성장드림대출’ 등 생산적 금융 전용 특판상품을 통해 지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하나은행이 최근 메가존클라우드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도 AI·클라우드·데이터사이언스 등 디지털 신기술을 금융과 접목한 융복합 비즈니스 모델을 공동 발굴하기 위함이다.

우리금융은 전통적인 ‘기업금융 명가’를 내세워 우량기업 선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이 최근 한화그룹과 첨단전략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금융지원 협약을 체결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양사의 금융협력 대상은 국가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방산·우주항공 등 첨단전략산업이다.

농협금융은 그룹 정체성이 반영된 먹거리 산업과 연계한 금융지원에 나서고 있다. 산발적으로 진행해온 농식품기업 투자, 대출, 유통, 판로 지원을 그룹 차원의 ‘K-Food 스케일 업 프로그램’으로 통합했다.

은행권의 이같은 움직임과 관련해 시장에서는 생산적 금융이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리스크 관리에 대한 전문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각 은행들 역시 리스크 관리 위한 별도의 심사팀을 신설하는 한편, 신용평가 모델 개선, 리서치팀 신설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부동산 관련 대출이 정체기에 접어든 은행권의 경우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과거 건설 부동산 부분에 몰려 있던 자금지원 경로를 성장 잠재력이 높은 분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리스크 관리 능력이 필수”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24년 말 기준 국내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신용 비율은 110.6%로 지난 10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건설·부동산업 비중은 2015년 22.7%에서 2024년 32.4%로 확대되며 기업대출 증가세를 주도해 온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은행권 여신의 건설·부동산 쏠림이 지속된 결과다.

공인호 기자 ball@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