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자매트 법적 기준 없는데 ··· 환경단체 요구에 교체·철거하는 지자체

강주비 2026. 2. 26.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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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전수조사 9곳 확인, 법적 성분 기준 없어 난감
100% 천연현실적 한계…"장점도 많아, 대안 찾아야"
광주 북구 삼각산 둘레길 야자매트가 마모돼 합성 섬유가 드러난 모습. 광주환경운동연합 제공

광주 도심 둘레길과 등산로에 설치된 친환경 야자매트에서 합성섬유가 확인된 이후 자치구들이 철거·교체에 나섰다. 야자매트 성분에 대한 법적 기준이나 명확한 지침이 없어, 산과 흙길 곳곳에 깔려 있는 야자매트에 대한 처리 등을 두고 행정 판단에 혼선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야자매트 설치로 인한 이익이 분명한 상황에서, 뚜렷한 연구나 조사결과 없이 무작정 철거를 주장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도 나온다.

25일 광주시와 5개 자치구 등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환경운동연합의 표본 조사 이후 각 자치구는 숲길과 산책로에 설치된 야자매트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합성섬유가 육안으로 확인된 구간은 남구 2곳, 북구 7곳 등 총 9곳으로 파악됐다.

남구의 경우 ▲제석산 순복음교회~봉선포스토터샵아파트(1천145m) 및 주능선·급경사지(335m) ▲분적산 진월제~송화마을6단지(660m) 및 주능선·편백숲 내(600m) 등 2곳에서 합성섬유가 확인됐다. 남구는 지난해 10월 초 전수조사 직후 해당 구간을 전면 철거했다.

북구는 ▲매곡산 11개소(1천490m) ▲봉림산 2개소(55m) ▲운암산 4개소(240m) ▲용산 동림푸른마을주공 4단지 106동 입구(20m) ▲삼각산 노씨제각 뒤~거피쉼터 등 7개소(2천120m) ▲한새봉 육거리~한새봉 정상 등 8개소(1천85m) ▲군왕봉 밤실마을이스토리~무진고성 등 2개소(1천450m) 등 7곳에서 합성섬유가 확인됐다.

북구는 단계적 교체를 추진 중이다. 특히 삼각산 구간은 훼손 정도가 심각해 이달 중 공사를 시작해 6월까지 교체를 완료할 계획이다. 북구 관계자는 “등산로 정비사업과 집중호우 피해복구 사업 등에 배정된 예산을 최대한 활용해 야자매트 교체를 병행할 방침”이라며 “대부분 구간은 올해 안에 정비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 3월부터 기간제 근로자 3명을 현장에 투입해 추가 점검과 철거 작업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광주시는 자치구 전수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등산로 정비 등 관련 예산 1억여원을 확보했다. 해당 예산은 이달 중 5개 자치구에 교부된다.

앞서, 이번 논란은 지난해 9월 광주환경운동연합의 문제 제기에서 시작됐다. 단체는 광주 도심 둘레길과 산책로 7곳에 설치된 야자매트를 표본 조사한 결과 6곳에서 합성섬유가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일부 제품이 내구성 강화를 이유로 폴리에스터·나일론 등 합성섬유를 혼합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마모될 경우 미세플라스틱 형태로 토양에 남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현행 법령이나 지침에는 야자매트에 합성섬유를 사용하면 안 된다는 규정이 없다. 몇 % 이상 포함되면 사용을 제한한다는 성분 기준도 마련돼 있지 않다. 점검 역시 육안으로 합성섬유 노출 여부를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자체들은 제작 구조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한다. 야자매트는 코코넛 껍질에서 추출한 섬유를 엮어 만드는 제품으로, 업체 측에서 섬유를 단단히 고정하기 위해 합성수지 노끈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100% 천연 섬유만으로 제작할 경우 비에 젖거나 오래되면 쉽게 풀어지고 내구성이 떨어지는 문제도 있다.

남구 관계자는 “야자매트가 마모되면서 제작 과정에서 사용된 플라스틱 노끈이 드러난 것”이라며 “이미 육안으로 확인된 합성섬유는 철거했지만, 합성섬유 사용을 금지하는 법적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전면 교체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지자체의 관리·점검이 선행됐어야 한다고 꼬집으면서도, 기준 마련 필요성에는 공감했다. 광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관련 기준이 없다는 이유로 검수 책임을 명확히 하지 않는 것은 다소 무책임하게 비칠 수 있다”며 “합성 섬유가 반복적으로 토양에 남을 경우 장기적으로 오염이 누적될 수 있는 만큼, 환경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지침이나 법령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야자매트 설치로 인한 자연 보호나 산행 안전에 효과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 시민은 “산책로나 등산로에 설치돼 미끄러지지 않아 보행을 편안했다”며 “많은 사람들이 걸으면서 연약해진 지반을 단단하게 고정하는 효과도 있는 만큼 무작정 철거를 요구하기 보다는 환경오염이나 토양오염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해 대안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위법 사항은 아니지만 시민 우려가 제기된 만큼 숲길을 수시 점검해 유지관리를 철저히 할 것”이라며 “향후 중앙부처의 야자매트 성분에 대한 표준 가이드라인과 기준이 마련되고 필요성이 인정되면 법령·예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문기관 조사 용역 추진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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