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명이 1.5평에 갇혀… 고장난 日 스카이트리 엘리베이터에서 무슨 일이

도쿄/류정 특파원 2026. 2. 26.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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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634m의 높이를 자랑하는 스카이트리.

지난 22일 밤 도쿄 스카이트리(높이 634m)에서 엘리베이터가 지상 30m 위에서 긴급 정지해 20명의 승객이 5시간 반 동안 갇혀 있다 구조됐다. 당시 엘리베이터 공간은 약 1.5평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5시간 반동안 이 좁은 엘리베이터에선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당시 갇혀 있다 구조됐던 20명 중 1명이 아사히신문에 당시 상황을 전했다.

26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아이치현에 사는 신문 배달원 남성(33)은 여자친구(28)와 도쿄 관광을 왔다. 두 사람 모두 높은 곳을 무서워하지만, 스카이트리 내에 카페에 왔다가 “여기까지 왔으니”라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로 올라갔다고 한다. 두 사람은 도쿄 야경을 만끽한 뒤 오후 8시쯤 내려오는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당시 엘리베이터는 정원 40명으로 바닥이 2.2m × 2.2m, 높이 3m로 20명이 어깨가 서로 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였다. 거의 다 내려왔다고 생각했을 때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몇분 뒤 움직일거라 생각했지만 1시간이 지나도 그대로였다.

엘리베이터 안에선 여기저기서 “화장실 다녀올걸”이라는 탄식이 나왔다. 누군가가 엘리베이터 안에 설치된 인터폰으로 외부와 연락을 시도했지만, 작동하지 않았고 각자의 스마트폰으로 구조를 요청했다.

많은 사람들이 차가운 바닥에 앉아 기다렸지만, 내부가 좁아 모두가 앉을 수는 없었다고 한다. 초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아이 2명이 있었고,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먼저 앉아 있던 사람이 번갈아 일어서는 등 승객들끼리 배려해 돌아가면서 앉았다. 아이들도 이후엔 차분하게 기다렸다고 한다.

엘리베이터에는 길쭉한 상자가 있었고, 그 안에는 비상시에 대비한 물과 휴대용 화장실 등 비품이 들어 있었다. 일부 사람들은 물을 꺼내 마셨지만 다른 비품은 활용하지 않았다. 특히 휴대용 화장실은 “주변 시선이 신경 쓰여 사용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한다. 사람들은 벽에 기대어 눈을 붙이거나 하며 5시간 이상을 기다렸다.

다음 날인 23일 오전 1시 45분쯤 밖에서 소리가 들렸다. 구조대가 비상용 문을 열고 얼굴을 내밀어 “몸 상태는 괜찮냐” “아픈데는 없느냐”고 물어왔다. 문 너머에는 옆 엘리베이터가 바짝 붙어 있었고, 두 엘리베이터를 잇는 폭 약 40cm의 판자가 걸쳐져 있었다. 소방대원이 손을 잡고 “괜찮습니다. 앞을 보고 한 걸음씩 나아가세요”라고 말해 세 걸음 정도에 건넜다고 한다. 아래는 어두워 보이지 않아 높이에 대한 공포는 크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이 남성은 지금도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이 무섭다고 전했다. 신문 배달 일을 할 때도 맨션 5층 방까지 계단으로 오르고 있다.

한편, 스카이트리 운영사는 사고 원인이 엘리베이터에 전력과 신호를 공급하는 이동 케이블의 피복이 벗겨져 내부 배선이 손상되면서 쇼트가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케이블이 엘리베이터 하부의 진동을 억제하는 롤러 장치에 말려 들어가면서 피복이 벗겨졌다는 것이다. 당시 강풍으로 내진 설계가 돼있는 스카이트리가 심하게 흔들렸기 때문으로, 재발 방지를위해 롤러에 말림 방지용 보호 커버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스카이트리는 26일부터 운영을 재개했다.

도쿄의 랜드마크인 스카이트리는 높이 634m의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전파탑으로 2012년 완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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