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울린 강남 수선집의 ‘4년 소송’…루이비통 무릎 꿇렸다
명품 가방을 다른 모양의 가방이나 지갑으로 ‘리폼(reform·수선)’해 주는 서비스는 상표권 침해 행위가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상표권 침해’로 판단했던 원심을 뒤집은 것이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26일 루이비통이 리폼업자 A씨를 상대로 낸 상표권 침해 금지 등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법원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가방 소유자의 개인적 사용을 목적으로 한 리폼업자의 리폼 행위는 원칙적으로 상표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리폼업체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대법원은 “A씨는 가방 소유자들의 개인적 사용을 목적으로 그 소유자들로부터 리폼 요청을 받아 그에 따른 리폼 행위를 하고 리폼 제품을 그 소유자에게 반환했다”며 “리폼 제품에 등록상표들이 표시됐더라도 원칙적으로 상표법상 ‘상표의 사용’이 있다고 할 수 없다. A 씨의 리폼 행위는 루이비통의 상표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다만 리폼업자가 일련의 리폼 과정을 주도하면서 리폼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등 자신의 제품을 거래시장에 유통할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상표권 침해가 성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법은 작년 12월 이 사건에 관한 공개 변론을 열고 루이비통 측과 리폼업자 측 주장을 각각 뒷받침하는 전문가 의견을 들었다. 대법원은 “사건의 중요성과 사회적 관심을 고려해 공개 변론을 개최하는 등 공정한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만전을 기했다”고 했다.
이번 사건은 5년전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던 루이비통 리폼 가방 영상에서 시작됐다. 리폼업체를 통해 미니 백으로 재탄생한 루이비통 빅 백을 자랑하는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온 것. 이 유튜버가 미니 백을 얻는데 든 돈은 단 45만원이었다. 매장에선 200만원 하는 루이비통 ‘품절템’을 똑같이 만든 것인데, 이를 본 루이비통은 2022년, 리폼업자 A씨를 상대로 상표권 침해 금지, 손해배상 소송을 걸었다.
리폼업체는 2017~2021년 고객에게 받은 루이비통 가방 원단으로 지갑, 다른 모양의 가방으로 만들어 소유자에게 반환했는데, 제품 1개당 10만~70만원의 수선비를 받았다.
루이비통 측은 리폼업자가 다른 형태의 가방이나 지갑을 만드는 과정에서 상표가 가죽 등에 표시됐다는 이유로 상표권 침해를 주장했다. A씨 측은 명품 가방 소유자가 ‘개인적 사용’을 목적으로 행한 리폼은 상표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1·2심은 모두 루이비통의 손을 들어줬다. A씨가 루이비통 원단을 사용한 리폼 가방·지갑을 제조해서는 안 된다고 보고, A씨가 루이비통에 1500만원을 배상할 것을 명령했다. 원심은 A씨의 리폼 제품이 ‘상품’에 해당하고 교환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1심 재판부는 “리폼 제품은 루이비통 가방의 원단을 사용함에 따라 루이비통 가방과 마찬가지로 외부에 상표가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며 “일반 소비자의 관점에서는 그 출처를 혼동할 우려가 있음은 분명하다”고 판단했다. 리폼 제품은 상표의 지정 상품과 동일·유사하므로 피고의 리폼 행위는 상표권을 침해한다는 게 1심 재판부의 결론이다.
리폼업체 측은 “상표권은 제품이 처음 판매될 때 이미 한 차례 행사된 것이어서 소비자가 자기 가방을 어떻게 고칠지까지 상표권자가 막을 수는 없고 리폼 제품은 주문한 사람에게 다시 돌려줄 뿐, 별도로 판매한 적도 없다고 했다”며 항소했다.
2심 재판부 역시 리폼업체의 항소를 기각하며 같은 결론을 냈다. 당시 재판부는 “리폼 후 제품의 외부 원단에 상표들이 반복적으로 눈에 띄게 표시돼 있으므로, 일반 수요자들은 리폼 후 제품의 외관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루이비통 상표들을 쉽게 인지할 수 있다”며 “피고는 리폼 후 제품이 마치 루이비통이 생산·판매하는 진품인 것처럼 가장하려는 의도로 리폼 후 제품에 상표들을 표시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루이비통 모노그램 캔버스 컬렉션. [루이비통 홈페이지 캡처]](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26/dt/20260226114245348dbuw.jpg)
김수연 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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