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가 뜻 모아’ 카이스트에 50억 기부···70대 익명 기부자 “내 이름보다 연구성과 빛나길”

이종섭 기자 2026. 2. 26.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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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정문 전경. 카이스트 제공

익명을 요구한 70대 사업가가 어머니의 유산을 기반으로 일군 수십억원의 자산을 카이스트(KAIST)에 기부했다.

카이스트는 70대 기부자로부터 한 가문의 나눔 정신이 담긴 발전기금 50억6000만원을 전달받았다고 26일 밝혔다.

기부자는 학교 측에 “기부자의 이름보다 카이스트 젊은 과학자의 연구 성과가 빛나기를 바란다”고 밝히며, 이름이 드러나는 약정식이나 예우 행사를 모두 사양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이스트도 이런 기부자의 뜻에 따라 기부 절차를 간소화하고, 기부자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카이스트에 따르면 이번에 전달된 발전기금은 서울에 사는 70대 기부자가 어머니의 유산을 바탕으로 사업을 통해 평생 일궈온 자산이다. 기부자는 생전에 나눔을 실천해 온 어머니의 뜻에 따라 유산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기로 하고, 카이스트를 기부처로 결정했다.

이번 기부 과정에는 기부자의 딸도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이스트는 “기부자의 딸은 기부 진행 전 과정에 참여해 가문의 나눔 정신을 다음 세대로 잇을 역할을 했다”면서 “어머니의 유산을 바탕으로 기부자가 기부를 결심하고, 그 딸이 기부를 실행에 옮기며 3대에 걸쳐 완성된 기부 사례여서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카이스트는 이번에 전달된 발전기금으로 기부자 어머니의 이름을 딴 ‘조기엽 차세대 연구리더 펠로우십’을 조성하기로 했다. 원금 50억원을 보전하면서 운용 수익으로 매년 정년보장 전 조교수와 부교수급 신진 연구자 3명을 선정해 연간 2000만원씩의 학술활동비를 3년간 지원할 예정이다.

기부자는 “어머니께서 평생 실천하신 나눔이 우리 가문의 가장 큰 자산이었다”며 “제 딸과 함께 그 소중한 가치를 대한민국 과학의 주역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며, 기금이 젊은 석학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한 보람”이라고 말했다고 카이스트는 전했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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