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해룡 주장 실체 없었다”… 합수단, 세관 마약 의혹 무혐의 종결

김병권 기자 2026. 2. 2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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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수단 “확증편향에 빠진 무리한 수사”
백해룡 경정이 지난해 10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남강호 기자

백해룡 경정이 제기한 ‘세관 직원 마약 밀수 연루 의혹’ 등을 수사한 서울동부지검 검경 합동수사단(합수단)이 26일 관련 의혹이 사실무근이라는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와 더불어 합수단은 “제기된 각종 의혹들이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주장들에 불과했다”며 “백 경정이 확증편향에 빠져 마약 밀수범들의 허위 진술에 의존한 무리한 수사를 진행하고, 급기야 무분별한 의혹 제기로 사회적 혼란을 야기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해 12월 합수단은 “세관 공무원들이 말레이시아 조직의 마약 밀수를 돕거나 경찰·관세청 지휘부가 백 경정의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 발표는 지난달 15일 백 경정의 합수단 파견 종료 이후 수사를 이어받은 경찰 수사팀이 나머지 의혹들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림에 따라 모든 수사절차를 종결한 데 따른 것이다.

합수단은 이날 마약 밀수에 세관이 연루됐고 이에 대해 검찰이 사건을 은폐하려 했으며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도 수사에 외압을 가했다는 백 경정의 의혹 제기가 모두 실체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2023년 2월쯤 사건을 담당하던 부장검사와 주임검사 등 4명이 마약 밀수범을 검거한 후공범을 수사하지 않아 직무를 유기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공수처법에 따라 사건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이첩했다.

백 경정은 2023년 마약 밀수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검거된 말레이시아인 마약 운반책 3명으로부터 인천공항 세관 공무원들이 밀수를 도왔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후 백 경정은 이 진술을 토대로 세관 공무원 등으로 수사를 확대하다가 경찰∙관세청 지휘부와 윤석열 정부의 외압을 받았고, 검찰 또한 해당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해 왔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6월 해당 의혹과 관련해 “엄정 수사”를 지시하면서 백 경정을 합수단에 합류시켰으나 결국 실체가 없는 것으로 판명된 것이다. 법조계에선 “일선 경찰서 과장급 공무원 1명의 허무맹랑한 주장에 수개월간 국가 공권력이 낭비된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세관 직원 연루 의혹: 전부 무혐의

합수단은 세관 직원들이 마약 밀수범들의 입국을 도왔다는 의혹에 대해 세관 직원들 모두 혐의가 없다고 봤다. 앞서 지난해 12월 합수단은 세관 직원 7명에 대해 혐의가 없다고 발표했는데, 백 경정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7명에 4명을 더한 세관 직원 총 11명을 중복∙추가 입건했다. 지난달 사건을 인계받은 새로운 경찰 수사팀은 혐의를 소명할 뚜렷한 증거가 없어 전원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백 경정은 추가 입건한 세관 직원 4명이 2023년 7월부터 9월까지 말레이시아 국적 마약 밀수범들과 공모하여 이들이 국내로 들여오는 특송화물을 제대로 검사하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필로폰 약 56kg을 밀수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합수단은 마약 밀수범들과 피의자들의 사전 공모관계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추가로 입건된 4명 중 한 명은 무단 조퇴를 하면서 마약 밀수를 방조한 혐의를 받았으나 그는 당일 정상적으로 상급자의 결재를 받아 조퇴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마약수사 은폐 의혹: 대부분 무혐의, 일부 공수처 이첩

백 경정이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 혐의로 입건한 한동훈 전 법무부장관, 이원석 전 검찰총장 등에 대해서도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백 경정은 2023년 10월 10일 영등포서에서 마약 밀수 사건 관련 언론브리핑을 한 이후 검찰에서 수사를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당일 오후 대검에서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를 질책하고, 2023년 9월 11일 검찰 하반기 인사 시행 후 한달만에 형사6부를 해체하는 수준의 인사를 단행했다는 게 골자였다. 이에 따라 영등포서가 신청한 영장을 줄줄이 기각돼 사실상 수사가 진행되지 못하게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하지만 수사 결과 2023년 9월 25일 검찰 하반기 정기인사로 전담조정·조직개편이 모두 완료 그 이후 새롭게 조직이 개편되거나 검찰 인사가 이루어진 사실 자체가 없었다고 한다. 또한 조직개편이 이뤄진 이후 영등포서가 신청한 영장 24건 중 단 2건만 기각해 수사가 진행되지 못했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판단했다.

다만 합수단은 사건을 담당했던 부장검사 2명과 검사 2명 총 4명에 대해서는 공수처법 제25조에 따라 이첩을 결정했다. 이들은 4명은 2023년 2월 일부 마약 밀수범을 검거한 후 공범을 수사하지 않아 직무를 유기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대통령실 수사 외압 관여 의혹: 불입건 종료

백 경정은 윤석열 대통령실 지시로 보도자료에서 ‘세관 연루 의혹’ 부분이 삭제된 데다 브리핑도 연기됐다며 ‘외압’ 의혹을 제기해 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 계엄 정국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마약 밀수를 추진했다는 주장도 펼쳤다. 이에 합수단은 세관 직원 및 경찰 고위직 피의자들의 주거지·사무실, 경찰청·서울청, 인천세관 등 30곳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벌였으나 대통령실 관련자와 연락한 내역 자체가 확인되지 않았다. 백해룡 경정이 수사외압·수사방해 등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2023년 9월 무렵에는 본건이 대통령실에 보고조차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법조계에선 “백 경정이 제기한 실체 불명의 의혹을 확인하느라 8개월 넘게 국가 공권력이 낭비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통령이 직접 지목해 수사권까지 쥐어줬지만 사실상 아무것도 밝혀진 게 없다는 것이다.

한편, 합수단은 백 경정이 파견 기간이 종료되면서 3개월간 합동수사단에서 작성한 사건 기록 원본 5000쪽을 가져간 것에 대해 반환을 요구했으나 아직 돌려받지 못했다고 한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보관해야 할 수사 기록 원본을 마음대로 가져가는 것은 공용서류은닉 등 범죄 행위라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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