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의 굴레’ 끊는다…“연체 기계적 소멸시효 연장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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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금융회사가 회수 가능성이 낮은 연체 채권의 소멸시효를 기계적으로 연장하며 장기간 추심을 이어오던 관행에 제동이 걸린다.
정부는 금융사가 연체 초기 단계부터 자체적인 채무 조정을 지원하도록 유도하고, 채권을 팔아넘긴 뒤에도 고객 보호 책임을 끝까지 지도록 하는 전방위적 대책을 마련했다.
이에 금융위는 △금융사 자체 채무조정 활성화 △원채권 금융사의 고객관리책임 강화 △금융기관의 무분별한 소멸시효 연장 관행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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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6일 정부·유관기관, 각 금융업권별 협회, 연체채권 관리 관련 민간전문가 등과 금융위가 마련한 ‘연체자 보호와 신속한 재기 지원을 위한 개인 연체채권 관리 강화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26/dt/20260226112645505yowt.jpg)
앞으로 금융회사가 회수 가능성이 낮은 연체 채권의 소멸시효를 기계적으로 연장하며 장기간 추심을 이어오던 관행에 제동이 걸린다. 정부는 금융사가 연체 초기 단계부터 자체적인 채무 조정을 지원하도록 유도하고, 채권을 팔아넘긴 뒤에도 고객 보호 책임을 끝까지 지도록 하는 전방위적 대책을 마련했다.
금융위원회는 26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연체자 보호와 신속한 재기 지원을 위한 개인 연체채권 관리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서울 광진구 신용회복위원회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 교육장에서 포용적 금융 대전환 2차 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는 정부와 유관기관 뿐만아니라 각 금융업권별 협회와 연체채권 관리 관련 민간 전문가도 참석했다 .
이 자리에서 이 위원장은 “개인이 가늠할 수 없는 기술과 경제구조의 빠른 변화로 성실하게 삶을 영위하는 개인들도 불가피한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국가가 부여한 공적 권한 안에서 운영되고 사회 전체의 신뢰시스템 위에서 이익을 내고 있는 금융사의 사회적 역할 강화에 대한 요구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책은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마련됐다. 그간 공공 부문 주도로 추진되던 채무 조정의 한계를 극복하고 민간 금융사가 고객과의 최접점에서 선제적 구제에 나서도록 행태 변화를 유도하는 데 방점을 뒀다.
작년 말 기준 국내 장기(90일 이상) 연체자는 93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매년 약 30만명의 신규 장기 연체자가 발생하고 있다. 5년 이상 초장기 연체채권은 285만8000건에 달한다.
금융위는 금융사가 변제가능성이 희박한 경우에도 통상 5년인 소멸시효를 다양한 방식으로 연장해 금융권 내 초장기 연체자가 누적됐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2024년 개인채무자보호법 시행으로 금융사 연체채권 관리 절차 단계별로 기본적인 채무자보호 규제를 도입한 바 있다. 다만 규제 사각지대 등 채무자보호에 공백이 존재하나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금융위는 △금융사 자체 채무조정 활성화 △원채권 금융사의 고객관리책임 강화 △금융기관의 무분별한 소멸시효 연장 관행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우선 연체 발생 초기 금융사가 직접 나서서 빚을 깎아주거나 나눠 갚게 하는 ‘자체 채무조정’을 활성화를 통해 금융사 자체 채무조정 절차를 내실화하고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할 계획이다.
현재는 연체가 한참 진행된 뒤에야 공적 구제가 시작되지만, 앞으로는 금융사가 기한의 이익 상실 전에 채무자에게 채무조정 요청권이 있음을 반드시 안내해야 한다. 특히 자체 조정 과정에서 원금을 감면할 경우, 해당 금액을 금융사의 대손금으로 인정해 주는 세제 혜택을 부여해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영국 등 주요국이 연체 후 기한의 이익 상실 처리 전 금융사와 채무자 간 협상을 의무화하고 있는 사례를 참고했다.
원채권 금융기관은 채권을 매각할 때 계약서상에 재매각 조건과 채무자 보호 조항을 명시해야 한다. 양수인의 불법 행위를 점검해 감독 당국에 보고할 의무를 가진다. 금융위는 분기별로 채권 매각 내용을 금감원에 보고하고 이를 공시하도록 해 금융기관이 회수 중심의 관리에서 벗어나 고객 보호 책임을 강화하도록 감독할 방침이다.
소멸시효 관리 체계 전면 개편에도 나설 예정이다. 그동안 금융사들은 소멸시효가 임박하면 법원의 지급명령이나 소액 변제 유도 등을 통해 관행적으로 시효를 연장해 왔다. 정부는 향후 금융사가 시효를 완성(채무 면제) 시켜야만 세제상 손비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법인세법 시행령 및 관련 세칙을 개정한다.
은행과 보험은 5000만원 이하, 저축은행·상호금융은 3000만원 이하 채권에 우선 적용한다. 이는 전체 연체 채권 계좌 수 기준 약 90% 이상에 해당한다. 주소 불명 채무자에 대해 금융기관이 손쉽게 시효를 연장하던 소송촉진법상 지급명령 공시송달 특례 제도도 전면 폐지해 무분별한 남소를 방지할 계획이다.
이미선 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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