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중국 로봇, 그래도 팔리는 이유…"현실에서 배운다"

“어설픈 로봇이라도 일단 판다” 중국은 왜 휴머노이드에 국가를 걸었나 / 이벌찬 조선일보 기자 / 언더스탠딩
중국이 휴머노이드 로봇을 대하는 방식이 심상치 않다. 완성도가 충분하지 않아도 현장에 투입하고 시장에 내놓는다. 넘어지고 실수해도 멈추지 않는다. 조선일보 베이징 특파원 이벌찬 기자는 이를 두고 “중국은 로봇을 대우해 준다”라고 표현했다. 천재 인재와 함께 로봇을 국가 전략 자산으로 키우는 구조가 이미 작동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벌찬 기자 조선일보 베이징 특파원은 중국 휴머노이드 산업의 현장을 직접 취재한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식 전략의 본질을 설명했다. 그의 핵심 메시지는 단순했다. 중국은 완벽을 기다리지 않는다. 먼저 상용화하고 데이터를 쌓으며 집단 학습으로 격차를 좁힌다는 것이다.
중국이 제시하는 미래는 분명하다. 천재와 로봇으로 구성된 국가다. 최고급 이공계 인재를 집중 육성하고 인간 노동을 대체할 휴머노이드를 동시에 밀어 올린다. 이벌찬 기자는 “중국은 로봇에게 일자리를 준다”라고 표현했다. 공장과 편의점과 전시장에 어설픈 로봇을 실제로 배치해 일하게 한다는 의미다.

미국 기업과의 대비는 뚜렷하다. 테슬라의 옵티머스는 충분한 기술을 확보하고도 제한적 테스트에 머무르고 있다. 본격 양산은 신중하게 접근한다. 반면 중국은 10만 달러 안팎의 인간형 로봇을 공장에 투입한다. 이벌찬 기자는 “중국은 이만하면 됐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실패를 데이터로 전환하는 전략이다.
현장 투입된 로봇이 하는 일은 아직 단순하다. 부품 상자를 옮기고 분류하고 반복 동작을 수행한다. 정밀 작업은 어렵다. 하지만 지구력과 반복 학습에서는 장점이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집단 학습이다. 한 로봇이 축적한 데이터와 동작 패턴을 다수 로봇이 공유한다. 인간 노동과 달리 경험이 네트워크로 확산된다.
이벌찬 기자는 이를 프랑켄슈타인 비유로 설명했다. 이미 발전한 인공지능이라는 뇌를 불완전한 몸에 먼저 담는 방식이다. 몸은 아직 어설프지만 뇌는 빠르게 진화한다. 중국은 몸을 시장에 던져 놓고 환경 속에서 배우게 한다. 넘어지는 장면을 숨기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국의 강점은 공급망이다. 휴머노이드에 들어가는 부품의 60%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된다. 배터리는 CATL이 세계 1위다. 감속기와 모터와 제어기 분야에서도 국산화가 진행됐다. 전기차 산업과의 중복 공급망 비율은 70%에 달한다. 전기차에서 쌓은 배터리와 모터와 전력제어 기술이 로봇으로 전이된다.

정부 주도의 집단 전략도 특징이다. 이벌찬 기자는 이를 “조별 과제 문화”라고 표현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와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동시에 움직인다. 로봇 전용 산업단지가 수십 곳에 조성됐다. 대학과 기업이 연계돼 필요한 인력을 빠르게 공급한다. 시제품은 이틀이면 제작된다는 현장 증언도 나온다.
젊은 창업자들도 눈에 띈다. 1990년대생 경영진이 휴머노이드 기업을 이끌고 있다. 평균 연령 30대 초반의 엔지니어 집단이 주축이다. 기술 중심 경영이 빠른 제품 주기와 연결된다. 1년 사이에 여러 모델을 내놓고 시장 피드백을 반영해 다시 업데이트한다.
국가 차원의 메시지 관리도 병행된다. 춘제 갈라쇼 같은 대형 방송에서 로봇이 춤을 추고 인간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로봇이 가족과 이웃으로 들어온다는 상징을 반복적으로 노출한다. 사회적 거부감을 낮추는 과정이다.
왜 이렇게까지 휴머노이드에 집중하는가에 대해 이벌찬 기자는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인구 감소 대응이다. 출생아 수 급감과 노동력 감소를 보완할 대체 수단이 필요하다. 둘째는 사회 관리 도구다. 인공지능과 결합한 감시 기술은 이미 코로나 시기에 효과를 확인했다. 셋째는 기술 초격차와 군사적 응용 가능성이다. 인공지능과 배터리와 정밀기계 기술의 총합이 휴머노이드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미래를 먼저 시도하고 수정하는 방식을 택했다. 리스크를 감수하고 현장에 투입한다. 반면 한국과 일본과 독일은 완성도를 높이기 전까지 시장 진입을 주저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벌찬 기자는 “이제는 홍보가 아니라 정보의 단계”라고 말했다. 중국의 전략을 과소평가할 수 없는 시점이라는 의미다.
한국에도 기회는 있다. 반도체와 정밀 제조와 배터리 기술을 갖추고 있다. 다만 리스크 수용 범위와 국가 차원의 인프라 지원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자율주행에서 겪는 논쟁과 유사하다. 어디까지 허용하고 어디까지 규제할 것인가의 문제다.
중국의 휴머노이드는 아직 완전하지 않다. 그러나 이미 거리와 공장과 편의점에 존재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전략이 데이터와 공급망과 결합하면서 속도를 만든다. 이벌찬 기자 조선일보 베이징 특파원이 전한 메시지는 분명하다. 중국은 로봇을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국가 전략의 구성원으로 대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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