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의무소각, 코리아 디스카운트 끝낼 전환점 될까 [시장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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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이른바 '3차 상법 개정안'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 속에 통과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가 2월 25일 ‘3차 상법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핵심은 단순하다. 앞으로 기업이 새로 취득하는 자사주는 1년 안에 반드시 소각해야 한다. 이미 보유한 자사주는 법 시행 후 6개월을 기준일로 삼아 12개월 안에 소각해야 한다. 길어도 1년 6개월 안에는 정리해야 한다는 뜻이다. 임직원 보상이나 우리사주, 경영상 불가피한 경우 등은 예외지만, 원칙은 분명해졌다.
자사주는 말 그대로 기업이 사들인 자기 회사 주식이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은 이를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쌓아두는 경우가 많았다. 필요할 때 우호 지분처럼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개정으로 자사주는 더 이상 ‘쌓아두는 자산’이 아니라 ‘소각해야 할 대상’이 됐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발행주식 수가 줄어든다. 주식 수가 줄어들면 주당순이익(EPS)은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같은 이익을 더 적은 주식 수로 나누기 때문이다.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지분 가치가 높아지는 구조다.
이 지점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가 나온다. 한국 기업들은 수익성 대비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받아왔다. 자산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PBR이 1배를 밑도는 기업이 적지 않았다. 지배구조 불투명성과 미흡한 주주환원 정책, 자사주 장기 보유 관행이 할인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 수단이 아니라 주주환원 수단으로 명확히 규정한 것은 시장 신뢰를 높이는 제도적 변화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시장 반응은 빨랐다. 특히 자사주 비중이 높은 금융주에 자금이 몰렸다. 보험·은행·증권사들은 평균 대비 높은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어 소각이 현실화될 경우 EPS 개선 효과가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기존 주도주 일부를 줄이는 대신 금융주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제도 변화가 이익 증가 기대와 주주환원 강화 기대를 동시에 자극한 셈이다.
다만 법 개정만으로 곧바로 ‘코리아 프리미엄’이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주가 누르기 방지, 중복상장 규제,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 등 추가적인 거버넌스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주주환원 문화의 정착이다. 2026년 주주총회 시즌은 그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이 관행으로 자리 잡고, 기업이 자본 효율성을 꾸준히 개선한다는 신뢰를 줄 수 있을지 시장은 지켜보고 있다.
이번 상법 개정은 분명 상징적 전환점이다. 자사주를 ‘방패’에서 ‘환원 수단’으로 바꿨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질문은 하나다. 제도 변화가 기업 행동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까.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는 결국 기업들의 실행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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