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다시 만날 그날까지… 그리움을 가슴에 안고 살아가리[그립습니다]

2026. 2. 2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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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흘렀지만, 친구 광진이의 흔적은 여전히 내 마음속 깊이 남아 있다.

3년 전 하늘로 떠난 광진이, 그가 가고 난 뒤로 나는 여전히 그리움 속에 머물러 있다.

시간이 흘러도 내 마음속 겨울은 끝나지 않았다.

광진이가 떠난 지 벌써 삼 년이 지났어도 그가 남긴 자취는 아직도 내 가슴속에 이렇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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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립습니다 - 나의 친구 고 조광진(1957~2023)
음악카페 ‘딴뜨라’에서 광진이(오른쪽)와 함께했던 시간이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다.

시간은 흘렀지만, 친구 광진이의 흔적은 여전히 내 마음속 깊이 남아 있다. 오랜만에 한국문학관을 찾았다. 그곳에는 광진이와 함께 걷던 1930년대의 거리가 여전히 자리하고 마치 시간의 흐름이 우리를 비껴간 것처럼 변함없이, 우리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날 광진이와 함께 걷던 그 거리, 모던카페에 앉아 나눈 대화들이 문득 떠오른다. 당시 우리는 학창 시절의 추억을 되새기며 웃기도 하고, 진지하게 서로의 인생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카페의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나누던 말들이 아직도 내 귓가에 맴도는 듯하다. 오늘, 나는 혼자 그 자리에 앉아 있다. 광진이 없이 홀로 앉아 있자니, 마음이 괜스레 울적해진다.

문학관 근처에 볼일이 있어 온 길이었지만, 광진이와의 추억이 배어 있는 이 카페를 다시 찾게 될 줄은 몰랐다. 혼자 그 자리에 앉아 있자니, 문득 그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다. 3년 전 하늘로 떠난 광진이, 그가 가고 난 뒤로 나는 여전히 그리움 속에 머물러 있다. 시간이 흘러도 내 마음속 겨울은 끝나지 않았다. 그가 떠난 후의 겨울은 그 어떤 때보다도 길고 차가웠다.

1930년대의 거리에서 벗어나 우리는 ‘딴뜨라’라는 이름의 음악 카페로 향했다. 그곳은 마치 무대 같았다. 카페의 어둑한 조명 아래에서 우리는 무대 위 배우가 되었고, 각자 자기만의 역할을 소화해 냈다. 광진이의 표정은 점점 극적으로 변해갔다. 우리는 ‘고도를 기다리며’의 에스트라 공과 블라디미르처럼 술잔을 손에 쥐고, 서로를 바라보며 무언의 대사를 주고받았다.

광진이의 미소에는 일말의 불안감이 서려 있었다. 눈동자는 어디론가 향하지만, 실제로는 어디에도 닿지 않는 듯한 느낌. 나는 그 불안감을 마주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떠나야 한다고, 이제 그만 일어나자고 말했지만, 몸은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물렀다. 이 무대 위에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듯, 우리는 계속해서 움직이지 않았다.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Nothing to be done).” 그 말은 마치 앞날의 예언처럼 우리 사이를 맴돌았다.

마침내 우리의 흩어지는 발걸음은 마치 막이 내려가는 연극의 마지막 장면처럼 아쉬움을 남겼다. 딴뜨라에서의 그 밤은 하나의 연극이었고, 우리는 그 연극 속에서 각자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연기했다. 비록 흩어졌지만, 그 순간의 기억은 무대 위의 조명처럼 지금까지 이렇게 마음속에 남아있다.

문학관 이층 손글씨로 편지를 쓰는 곳에 들러 주소 없는 곳에 사는 광진이에게 편지를 썼다. 그리움을 담아, 그날의 아린 마음을 친구에게 전하고 싶었다. “너 가고 많은 시간이 흘러도 아직 그대로 겨울이다. 나 그리워 꿈에 올까, 너 보고파 예 다시 오려 마.” 그리운 마음이 방울이 되어 편지지에 담긴다. 광진이가 떠난 지 벌써 삼 년이 지났어도 그가 남긴 자취는 아직도 내 가슴속에 이렇게 남아 있다. 함께했던 많은 순간이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왜 하필 함께했던 이곳에 다시 와서, 아픈 그리움을 되새기는지. 그러나 어쩌면 나는 그리움을 잊고 싶지 않은지도 모른다. 그를 기억하며 살아가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낙일 테니까.

오늘 이곳에서, 광진이를 생각한다. 함께했던 순간들, 추억들, 그리고 그리움. 이 모든 것이 내 삶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한국문학관의 거리와 딴뜨라를 되새기며 그를 기억하고, 그를 그리워한다.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그날이 올 때까지, 그리움을 가슴에 안고 살아가리라.

김현관(전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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