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관광 롱런하려면…"지방 소도시의 특색 살려야 외국인 다시 온다"[K관광 2000만 시대]
전문가 4인 "K관광 계속 우상향할 것" 진단
"지방관광 활성화 위해 지방공항 활성화해야"

지난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1,894만 명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고, 정부는 당초 2030년을 목표로 했던 외국인 방한객 3,000만 명 시대를 앞당겨 열겠다고 공언했다. 25일에는 대통령이 7년 만에 직접 참석하는 국가관광전략회의를 열고 K관광 흥행을 이어갈 범부처 대책을 논의했다.
K관광의 성장동력은 탄탄한지, 동력을 유지하려면 어떤 요소를 보강해야 하는지, 본보는 민관학 전문가 4명을 개별적으로 인터뷰했다. 김관미 한국관광공사 홍보실장, 서원석 경희대 관광학과 교수, 이준호 클룩 한국지사장,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가나다 순)의 분석과 제언을 주제별로 재구성했다.
K컬처·원화 약세… 당분간 여건 괜찮아

전문가들은 방한 외국인 관광객 성장을 견인한 요소로 일제히 'K컬처'를 꼽았다. K컬처가 견인한 K관광 성장세가 단기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서원석= 지난해 K관광 성장의 결정적 요인은 역시 K컬처의 확산이다.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니 자연스럽게 우리나라를 방문하고자 하는 의지가 높아졌다.
김관미= 한국이 지금 너무 '핫'하다. 세계가 한국을 가장 세련된 국가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다. 일차적으로 한류, K컬처의 영향도 있지만 국가브랜드 자체의 가치가 높아졌다. 1990년대 뉴욕에서 스시를 즐기는 것이 교양 있는 지식인의 이미지였듯이 지금은 불고기와 비빔밥이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인식의 변화는 단기적 효과에 그치지 않고 긴 시간 지속되기에 방한 관광객 증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훈= 추세가 반전될 이유가 없다는 데 동의한다. 호재는 많은데 악재는 없다. 원화 약세 현상 덕에 외국인의 체감 물가도 낮다. 대외적으로 봐도 여건이 나쁘지 않다. 일본의 입국세 인상 등 관광객으로 하여금 한국 등 인근 국가로 목적지를 바꾸도록 유인하는 요인도 있다. 특히 중일 관계 악화로 국내 유입되는 중국 크루즈 관광객이 크게 늘고 있다.
이준호= 한국 관광은 K콘텐츠를 향한 ‘팬덤’의 단계를 넘어, 한국 자체를 자신의 취향으로 받아들이는 ‘내재화’ 단계에 진입했다. 예전에는 저렴해서 한국을 찾았다면, 이제는 한국이라는 장소에서 한국 문화를 경험하고자 하는 여행객이 많아졌다. 글로벌 MZ세대는 한강 피크닉, 찜질방처럼 한국인의 평범한 일상을 경험하려고 방한한다. 여행객 분포도 다채로워졌다. 몇 년 전만 해도 잠재 고객으로만 평가되던 미주, 유럽 등 장거리 방한 여행객 시장이 대중화하고 현실화했다.
지역 관광브랜드 강화해 재방문율 높여야


다만 상품성 있는 콘텐츠가 부족해 재방문율이 낮은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 전문가들은 이를 타개할 해법으로 ‘지역 활성화’에 주목했다.
서원석= 양적 성장은 많이 이뤘지만 질적 완성도는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 재방문율과 소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지방 소외 현상은 한국 재방문율을 낮추는 요인이다. 일본 재방문율이 높은 이유는 도쿄, 오사카 말고도 특색 있는 소도시가 많아서다. 일본 대도시를 가본 외국인 관광객이 다시 입국해 지방에 간다. 우리나라는 외국인 관광객이 서울, 부산, 제주를 제외한 지역을 방문해야 할 유인이 부족하다.
김관미= 관광공사에서 경남 함안군에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낙화놀이'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진행한 적이 있다. 지역이 아닌 지역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중심 도시가 아닌 지역 소도시를 브랜드화하기는 대단히 어렵다. 지역 콘텐츠를 발굴해 콘텐츠를 브랜드화하는 방향으로 접근하면 돌파구가 보이지 않을까 싶다.
이준호= 지역의 매력이 알려져야 재방문율과 체류시간이 높아지지만, 지역 소상공인의 상품과 관광 콘텐츠가 글로벌 여행객에게 충분히 알려지지 않는다. 지역마다 고유한 미식 문화, 순천만 같은 자연 자원, 유서 깊은 사찰 등 충분한 콘텐츠가 있는 만큼, 이를 세계 시장에 소개하고 외국인 관광객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서원석= 콘텐츠의 '상품화'가 미진한 점도 문제다. 외국인이 K팝 때문에 우리나라에 와도 K팝을 실제로 즐길 수 있는 여건은 제한적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상설 공연장 등 콘텐츠 관련 인프라에 투자해야 한다. 예를 들어 '록의 고장' 영국은 '뮤직 투어리즘'이 정착돼 있다. 아레나부터 소규모 공연장까지 다양한 록 음악 공연을 하는 장소가 즐비해 관광객이 음악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이훈= 요즘은 여행 계획을 짤 때 정보를 홈페이지가 아니라 챗GPT, 제미나이 등 인공지능(AI)을 통해서 수집한다. AI 알고리즘이 우리 관광 콘텐츠 정보를 잘 수집하고 신뢰할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하는지 국가적 차원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 또 사회관계망(SNS)을 통한 부정적 뉴스의 확산도 빠르니 '바가지 논란' 같은 불상사를 최소화해야 한다. 외국인 관광객을 '뜨내기손님'으로 생각하지 말고 '우리 시민'으로 대우하는 의식이 중요하다.
지방공항 시간표, 방한객 중심으로 짜야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전문가들은 '교통 인프라'를 꼽았다. 특히 도로, 철도보다 항공교통 여건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원조 K관광 효자상품이었던 의료관광도 꾸준한 인기를 누릴 것이라며 이에 대한 제도 보완도 촉구했다.
서원석= 지방공항 활성화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교통이 확보돼야 수요가 창출된다. 흔히 지방공항은 '수요가 부족하다'는 논리로 사업이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의 문제다. 그 지역에 대한 관광 수요가 활성화돼 항공 노선이 개통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노선이 개통되면서 그 지역을 방문하게 될 수도 있다.
김관미= 우리나라 지방공항도 활성화돼 있지만 문제는 양이 아니라 방향성이다. 외국 사람들을 우리나라에 올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우리 지방공항은 자국민을 나가게끔 하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 단적으로 비행시간을 보자. 우리나라 지방공항은 해외에서 들어오는 비행기가 늦은 시간에 도착하고, 반대로 해외로 나가는 비행기는 아침 이른 시간에 출발한다. 한국 사람들은 해외로 나가기 좋지만, 방한객은 하루 일정을 까먹게 되니 굳이 지방에 갈 이유가 없다. 일본은 지방공항도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항공편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지방공항은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중심으로 운영된다.
서원석= 관광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융복합 개발이다. 그중 우리가 당장 힘쓸 수 있는 분야는 의료관광이다.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했던 미용성형 의료용역 부가가치세 환급 특례가 지난해 말로 일몰됐는데 관광 활성화를 위해 재도입을 고려해야 한다. 의료 관광객을 위한 비자 완화도 부처 간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
김관미= 의료관광은 재방문율이 굉장히 높은 관광분야다. 국가별 수요에 맞춘 모객을 공격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러시아는 불임치료나 한방치료에 대한 수요가 높고 중국은 실버층 대상 의료서비스 수요가 높다. 일본은 기존 젊은 층을 넘어 중장년층까지 미용관광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 이들을 직접 공략할 수 있는 판로를 개척해야 한다.
일상 속으로, K관광 2000만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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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두피 관리실, 점집까지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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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외국인 관광객이 지갑 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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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한국 또 오게 하려면 이걸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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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동진 카페서 두 시간 기다려 버스 겨우 탔어요" 외국인 관광객은 지쳤다 [K관광 2000만 시대]
이한호 기자 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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