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노동학 박사’ 4명 배출

연윤정 기자 2026. 2. 26. 07:3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려대 이원준·이호동·박영삼·최희주에 학위 … “노동학 학문 정립과 후학 양성 힘쓸 것”
▲ 연윤정 기자

국내에서 처음으로 '노동학 박사'가 탄생했다. 고려대 일반대학원 노동학협동과정 박사과정이 개설된 지 5년 만에 박사 4명을 배출했다.

노동문제연구소·노동대학원에서 노동학 박사까지

고려대가 25일 오전 서울 성북구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개최한 학위수여식에 이번에 졸업하는 노동학 박사 이원준 전 대구지하철노조 위원장, 이호동 전 공공연맹 위원장, 박영삼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노동데이터센터장(전 매일노동뉴스 편집국장), 최희주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실 부부장이 참석했다.

2020년 고려대 일반대학원에 개설된 노동학협동과정 박사과정의 뿌리는 지난해 각각 60주년을 맞은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30주년을 맞은 고려대 노동대학원이다.

1965년 설립된 고려대 부설 노동문제연구소는 본격화하는 산업화 시대와 군부독재 정권하에서 국내 최초 노동문제 연구와 교육의 터를 닦은 선각적인 연구기관으로 자리매김해 왔다는 평가다. 노동문제연구소를 기반으로 1995년 석사학위과정의 고려대 노동대학원이 1기 신입생을 선발하면서 현재 국내 최고의 노동전문교육기관으로 성장했다. 

고려대는 석사학위과정에 그치지 않고 여러 학분 분야에 흩어져 있는 노동 연구를 '노동학'이라는 하나의 학문 체계로 묶어내는 박사과정을 개설했다. 노동에 관한 총체적 학문으로서 융합학·현장학·공공학·인간학·미래학·정책학으로 '노동학'을 정의했다.

지난해 상반기 논문이 통과한 이원준 전 위원장이 '노동학 1호 박사'로 꼽힌다. 이 전 위원장은 '세대에 따른 노동조합 관련 태도 - 노조 민주주의의 조절 역할을 중심으로' 박사학위논문에서 산별노조 세대별 조합원 실증연구를 통해 노조 민주주의는 조합원의 노조 몰입 수준을 높이고 조용한 탈퇴 인식을 낮추는 직접적인 효과가 있었으며, 특히 Z세대와 노조 몰입 간의 관계를 강화하는 조절 효과가 확인됨을 증명했다.

분과별 흩어졌던 노동연구 '총체적 학문'으로 거듭나

지난해 하반기에는 세 명의 논문이 통과했다. 발전노조와 공공연맹, 전해투 위원장 출신인 이호동 전 위원장은 이른바 '쌍박'(박사학위 2개)이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이번에 다시 고려대 노동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기후위기시대의 산업전환과 노동의 과제 – 공정전환을 중심으로' 박사학위논문에서 '공정전환'을 핵심 개념으로 기후위기 시대의 산업전환이 국내 산업과 노동에 미치는 영향을 다층적으로 분석하고 노동자 소외라는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한 노동법 패러다임 전환을 제언했다.

박영삼 센터장은 '한국 취업자의 계층구조와 불평등 변화, 개인 -가구 통합 종단분석(1998~2023)' 박사학위논문을 통해 한국노동패널자료를 이용해 모든 취업자를 계층으로 분류하고 1998년 이후 2023년까지 개인과 가구의 노동시장 상황과 소득과 자산 분배의 불평등 추이를 확인하면서 계층의 결정요인과 계층 이동경로의 결정요인을 실증분석했다.

최희주 부부장은 '원하청 간 불공정한 격차 해소방안에 대한 연구 - 원하청 노사상생협의회를 중심으로' 박사학위논문에서 원하청 노사상생협의회는 일반적이고 중층적인 원하청 격차 해소를 위한 원하청 노사 공동 협의기구로서, 사내하청에 국한되는 기존 제도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노동학이 국내에서 새롭게 형성되는 학문 영역인 만큼 노동학 박사들의 어깨가 무거워 보인다. 이원준 전 위원장은 "앞으로 후속연구를 통해 꾸준히 현장의 문제의식을 이론적으로 잘 정리하고 노동학이란 학문이 하루빨리 정립돼 노동이 존중받고 노동자 삶의 질이 좀 더 나아지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호동 전 위원장은 "그동안 노동연구가 분과 학문 체계에서 총체적 학문 체계로의 취지에 부합하게 연구활동을 이어 갈 것"이라며 "노동학 박사과정 후배들에게도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선배 연구자로서 후학 양성을 위해 충실하게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노동학이란 무엇인가?'(2021, 조대엽·이종선) 논문 저자인 이종선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부소장은 "이번 노동학 박사 배출은 국내외적으로 최초의 박사학위라는 의미가 있다"며 "현장에서 성장한 노동학 박사들이 이론과 실천을 겸비하며 더 나은 사회로 발전하고 실현하기 위한 사회 혁신가적 측면과 정책가적 측면에서의 활동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Copyright © Copyright © 2026 매일노동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