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흥행실패, 독배 마신 JTBC···올림픽 중계권, 상품일까 공공재일까?[점선면]
선(맥락들): 역대급 흥행실패, 독배 마신 JTBC
면(관점들): 올림픽, ‘상품’ 아닌 ‘공공재’ 돼야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막을 내렸습니다. 스노보드 최가온 선수의 깜짝 금메달과 쇼트트랙 김길리 선수의 금메달 2관왕 소식 등 기분 좋은 성과가 들려왔지만 이번 올림픽에 대한 우리 국민의 관심은 예전보다 훨씬 차가웠습니다.
그 이유로 종편 채널 JTBC의 단독 중계가 꼽힙니다. 사상 처음으로 유료 방송이 중계를 독점했는데 이것이 결국 역대급 흥행 실패로 이어졌다는 분석입니다. 오늘 점선면은 보편적 시청권 논란을 일으킨 JTBC의 올림픽 독점 중계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점(사실들): JTBC는 왜 독점을 고집했을까?
그동안 올림픽은 지상파 3사가 돈을 모아 중계권을 사고 다 같이 방송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JTBC가 지상파보다 훨씬 높은 금액을 제시하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단독 중계권을 따냈습니다. JTBC는 2026년부터 2032년까지의 올림픽과 2030년까지의 월드컵 중계권을 싹쓸이했는데 여기에 쓴 돈만 약 5억달러(한화 7000억원 상당)에 달합니다.
지상파 3사가 중계권을 같이 사자고 제안했지만 JTBC는 거절했습니다. 큰돈을 혼자 내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왜 독점을 고집했을까요. JTBC가 대형 스포츠 이벤트 독점 중계를 통해 지상파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으로 방송사의 위상을 높이려 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나중에 중계권을 지상파에 비싸게 되팔아 투자금을 회수하려 했지만 지상파가 가격이 너무 비싸다며 거절하면서 결국 JTBC는 혼자 모든 짐을 지게 되었습니다.

선(맥락들): 역대급 흥행실패, 독배 마신 JTBC
JTBC의 독점 중계는 올림픽 기간 내내 잡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시청률이 처참했습니다. 지난 6일 개막식 시청률은 1.8%에 그쳤는데 이는 지상파가 중계했던 지난 베이징 올림픽 합계 시청률 18%의 10분의 1 수준입니다.
채널이 하나뿐이다 보니 중요한 경기를 놓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지난 13일 최가온 선수가 금메달을 따던 중요한 순간에 JTBC는 쇼트트랙 경기를 중계하느라 금메달 소식을 자막 한 줄로 처리했습니다. 이에 “올림픽 독점이 부른 참사”라는 비판도 쏟아졌고요.
결과적으로 지상파 3사에 중계권 재판매가 불발되면서 독점 중계는 JTBC에게 ‘독이 든 성배’가 되어버렸습니다. JTBC의 모기업 중앙그룹은 2019년부터 쌓인 적자로 인해 희망퇴직과 기업 일부 매각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번 일로 재정적으로 치명타를 맞게 된 겁니다.

면(관점들): 올림픽, ‘상품’ 아닌 ‘공공재’ 돼야
이번 사태로 보편적 시청권의 범위를 다시 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방송법(제2조 제25호)에서 말하는 보편적 시청권이란 ‘국민적 관심이 매우 큰 체육경기대회 그밖의 주요행사 등에 관한 방송을 일반 국민이 시청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합니다. 관련 고시에는 전체 가구의 90% 이상이 볼 수 있는 방송사라면 올림픽 중계를 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JTBC는 우리나라 가구 90% 이상이 유료 방송을 보니까 문제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체감은 다릅니다. 지상파는 안테나만 있으면 공짜지만, JTBC는 매달 돈을 내고 IPTV나 케이블 TV에 가입해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서 유료 방송에 가입하지 못하거나 선로조차 닿지 않는 시골 마을 주민들은 올림픽을 볼 기회를 박탈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도 어제(24일) 국무회의에서 “우리 선수들의 활약에도 과거 국제대회와 비교하면 사회적 열기가 충분히 고조되지 못해서 아쉽다. 국제적 행사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접근성을 폭넓게 보장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고요.
올림픽과 월드컵 같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벤트는 시청가구 95% 이상이 볼 수 있는 무료 방송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영국처럼 이번 기회에 법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다음 올림픽은 과연 특정 방송사가 파는 ‘상품’이 아니라 온 국민이 함께 누리는 ‘공공재’가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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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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