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최상위 스펙’ 서울대도 어렵다…취업 한파 덮친 졸업식 [세상&]
얼어붙은 취업시장에 깊어지는 고민
“서울대 졸업했다고 취업 보장 안돼”
1월 청년층 취업자 약 17만명 감소

졸업은 했지만 더 막막합니다. 입시보다 취업이 더 어려운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서울대 졸업생 이모(25) 씨
학사모를 던지며 서로를 축하하는 순간에도 졸업생들의 대화 주제는 자연스럽게 ‘다음 스텝’으로 이어졌다. 서울대 재료공학부를 졸업한 김이곤(23) 씨는 학부 시절 인턴과 연구 경험을 거쳐 자대 대학원 진학을 선택했다. 김씨는 “학사만으로는 전공을 살린 취업이 쉽지 않아 동기들 70% 정도가 대학원을 선택한다”며 “자대 대학원으로 가는 만큼 졸업인 것이 더욱 실감 나지 않지만 배움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경제학부 졸업생 안민규(25) 씨도 재학 중 행정고시에 합격하며 진로를 확정했다. 안씨는 “문과는 취업이 쉽지 않다 보니 동기들 사이에서도 취업과 로스쿨 진학 사이에서 진로를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며 “예전에는 하고 싶은 공부를 위해 로스쿨에 갔다면 요즘은 취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학부 졸업 후 바로 진로를 확정하려는 분위기가 강해졌다”고 말했다.
특히 새로운 출발에 대한 기대와 동시에 더 치열해진 현실을 마주한 청년들의 고민도 엿볼 수 있었다. 얼어붙은 취업시장 속에서 또 다른 도전을 앞두고 막막함과 두려움을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경영학부 졸업생 박모(25) 씨는 “졸업 후 바로 취업할 계획이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며 “서울대를 나왔다고 해서 취업이 보장되는 시대는 지난 지 오래”라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 인턴 경험을 쌓으며 취업 준비를 이어갈 예정이다.
자녀의 졸업식을 찾은 학부모 김혜란(52) 씨도 복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그는 “서울대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는 취업 걱정을 크게 하지 않았는데 취업 준비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 부모로서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곧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졸업생들의 고민이 깊어진 것은 악화 흐름을 보이는 청년 고용 상황과도 이어진다. 국가데이터처의 ‘2026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343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만5000명 감소했다.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82년 7월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청년층 고용률 역시 전년 대비 1.2%포인트 하락한 43.6%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정점이던 2021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청년 실업률은 6.8%로 전체 실업률(4.1%)을 크게 웃돌았다. 2021년 1월(9.5%) 이후 가장 높았다.
종로학원이 대학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5년 서울 소재 대학 평균 취업률은 65.1%로 집계됐다. 서울 주요 10개 대학 인문계열 취업률 가운데 서울대는 70.3%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하지만 실제 학생들이 체감하는 취업 난도는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는 평가다.
대졸 공개채용이 줄고 경력·수시 채용이 확대되면서 졸업 시점을 무기한 늦추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졸업 유예 제도가 없는 서울대에서는 최소 학점만 등록해 사실상 졸업을 미루는 학생들도 많다. 서울대 재학생 김재현(25)씨는 “서울대를 나왔으니 적어도 대기업에는 취업해야 한다는 주변의 기대감이 크다”며 “무직보다는 대학생 신분이 낫다고 생각해 졸업을 계속 미루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날 학위수여식에서는 학사 2263명, 석사 1925명, 박사 913명 등 총 5101명이 학위를 받았다. 유홍림 서울대 총장은 학위수여식사에서 “재능을 사적인 성공 수단이 아닌 봉사와 배려를 위해 활용할 때 리더십은 더욱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며 공동체적 책임의 인식과 실천을 강조했다. 서울대 졸업생인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는 축사자로 나서 후배들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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