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건비 의혹’ 강남 청소업체, 미화원 강제로 연차 보내고 대체인력은 ‘0명’
노동자 “인력 공백으로 사고 위험”
구청 “업체, 올해 대체인력 뽑았다”

인건비를 규정보다 적게 지급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서울 강남구의 한 청소대행업체가 현장 미화원들에게 연차 휴가를 사실상 강요한 뒤 그로 인해 생긴 빈자리를 메울 대체인력을 고용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앞서 이 업체는 대체인력 등에 써야 할 인건비를 본사 관리직 급여로 지급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25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강남구청과 계약한 A청소대행업체는 지난해 현장 미화원들에게 연차를 모두 쓰도록 요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하지만 연차로 빠진 인력을 대신할 사람은 단 한 명도 뽑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향신문이 입수한 이 업체의 지난해 연차 사용 자료를 보면, 이 업체 소속 미화원들은 매달 3~6일씩 연차를 사용했다. 매달 같은 기간 평균 7~8명이 동시에 연차를 사용해 전체 인원 64명 가운데 10% 이상이 현장에서 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자들은 회사가 연차수당을 주지 않으려 연차를 몰아쓰게 한 뒤 인력 공백을 메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업체 소속 노동자 B씨는 “회사가 연차를 가라고 했다”며 “대체인력은 없지만 정해진 시간 내 업무를 마쳐야 해서 일이 과중됐고 사고 위험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앞서 대체인력 등에 써야 할 간접노무비를 본사 관리직 급여로 사용해 논란이 됐다. 간접노무비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계약을 위한 원가 계산 산정방법에 관한 규정’ 고시에 따라 현장감독자, 작업반장, 기동민원처리반 등 환경미화원의 작업을 현장에서 지원·관리하는 인력에게 지급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이 업체의 간접노무비 지급 내역을 보면 전무·부장·과장 등 본사 관리자들이 대상자로 올라 와 매달 500만~7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별도의 현장 감독자를 두지 않고 일부 수거원이 작업반장을 겸했던 사실도 확인됐다. 현장을 따로 관리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그에 해당하는 인건비는 계속 지급된 셈이다.
업체 측은 경향신문에 “노동자들이 연차 휴가를 원해 노동조합과 협의한 후 연차휴가를 실시했다”고 해명했다. 대체 인력을 뽑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현장 작업 특성상 업무 숙련도가 필요해 휴가자가 생길 때마다 하루짜리 인력을 쓰기 어렵다”며 “기존 노동자들의 초과 근무는 없었다”고 밝혔다.
강남구청은 “업체가 올해부터 대체 인력 3명을 새로 뽑았다”고 밝혔다. 다만 노동자들은 “취재가 시작된 뒤 연차 인원을 줄이긴 했지만 여전히 매달 3명씩 강제로 연차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강남구청과 A업체는 고시 기준보다 적은 임금을 환경미화원들에게 지급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경향신문의 관련 보도 다음 날 이재명 대통령은 대통령실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감사나 전수조사 등을 통해 실태를 철저히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2250600011?kakao_from=mainnews#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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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혜림 기자 sa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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