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 넘었지만 삼전·하이닉스만 웃음?”…종목 열에 여섯은 축제서 소외
코스닥 상승 종목 659개, 하락 종목 1014개
코스피가 6000포인트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특정 주도주가 지수를 끌어올리는 ‘지수 착시 현상’이 뚜렷하다. 반도체 대형주와 밸류업 수혜를 입은 금융 및 지주사주가 지수 견인차 역할을 하는 사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중소형주들은 오히려 신저가를 경신하며 소외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지수만 6000일 뿐 내 계좌는 여전히 마이너스”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배경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승 종목은 448개, 하락 종목은 435개로 집계됐다. 코스피 지수가 6000선을 돌파했음에도 정작 오른 종목과 내린 종목의 수가 비슷했던 셈이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삼성전자 우선주 제외) 중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뺀 9개 종목이 일제히 상승하며 지수를 끌어올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코스닥 시장의 상황은 더 심각해 상승 종목이 659개에 그친 반면 하락 종목은 1014개에 달해 주가 하락세가 뚜렷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을 합친 전체 종목으로 보면 57%가 하락한 셈이다.
대형주가 코스피 시장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다. 그동안 증시 랠리를 이끌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날 각각 1.75%, 1.29%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1년 내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각각 1211조원, 726조원으로 두 종목의 합산 시가총액은 유가증권시장 전체의 39%(1937조원)를 차지한다. 우선주까지 포함하면 두 종목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2053조원)를 넘는다.
코스닥 지수도 소외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종가 기준 1.91%(123.69포인트) 올랐지만 코스닥 지수는 0.06%(0.73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쳤다.
코스닥 시장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제약·바이오의 부진이 큰 영향을 미쳤다. 알테오젠과 에이비엘바이오는 각각 1.47%, 1.37% 하락했다. 제약·바이오주 종목으로 구성된 KRX 헬스케어 지수와 KRX 300 헬스케어 지수는 각각 1.19%, 1.12% 하락하며 이날 34개의 KRX 지수 중 가장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코스피 지수가 6000이라지만 내 계좌는 여전히 파란불”이라는 토로가 잇따르고 있다. 직장인 박모(27)씨는 “분산 투자가 중요하다는 생각에 중소형주 5~6개에 나눠 담았는데 지수를 이끄는 종목들만 오르니 힘이 빠진다”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비중이 높은 친구들은 축제 분위기인데 나만 소외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투자했음에도 강세장의 온기를 누리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학생 김모(25)씨는 “나름 우량주라고 판단한 NAVER와 카카오에 투자했는데 내 주식은 오히려 작년보다 하락했다”며 허탈해했다.
당분간 반도체 대형주 위주의 랠리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재평가는 시작도 하지 않았고 글로벌 인공지능(AI) 관련주에서 한국 메모리가 가장 저렴하다”며 “주식예탁증서(ADR) 발행이 가시화될 경우 SK하이닉스의 저평가는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에는 반도체 중심의 이익 상향 속도가 잠시 늦춰지는 계절적 공백 구간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3월 중 변동성이 나타날 경우 1차 해석은 펀더멘털 둔화보단 주가수익비율(PER) 정산이며 4월 프리어닝 시즌(실적 발표 직전)으로 갈수록 다시 실적 모멘텀이 재부각될 여지가 크다”고 했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반도체 쪽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상승의 여지가 있어 양극화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며 “중소형주들 중에서도 매력 있는 회사들이 있겠지만 대형주들만큼 펀더멘털이나 실적 측면에서 매력도가 높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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