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맞수] KB손보·현대해상 ‘와신상담’…빅3 추격전으로 보험 판 흔든다

김남희 기자 2026. 2.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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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익 45.6% 급감 현대해상…KB손보 7780억 ‘선방’
현대해상과 KB손보 지급여력비율은 190%대로 동일
현대해상, 장기채 매입·신계약 유입으로 리스크 관리
KB손보, 투자포트폴리오 변화로 전년비 120% 성장
챗GPT 생성 이미지.[출처=오픈AI]

손해보험산업 지형도가 요동치고 있다.

손보업계 '빅3(삼성·메리츠·DB)'가 공고한 수익성을 과시하는 사이, 4위와 5위인 K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이 심기일전하고 있다. 이들도 한때 호실적으로 빅3그룹에 속했다.

하지만 메리츠화재가 업계 3대장 반열에 치고 들어오면서 KB손보와 현대해상은 3위권 밖으로 밀려나갔다. KB손보와 현대해상은 '와신상담'의 자세로 체질 개선과 수익성 극대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순이익 45.6% 급감한 현대해상…KB손보 7780억 '선방'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당기순이익이다. 현대해상은 2025년 누계 순이익 5611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5.6% 감소했다.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32.3% 줄어든 실적은 구조적 수익성 둔화를 뜻힌다. 장기·자동차보험 손익 악화와 투자손익 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반면 KB손해보험은 전년보다 7.3% 떨어진 77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며 경쟁사를 앞질렀다. 이익 포트폴리오를 갖춘 KB금융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로서 안정적인 자본력과 리스크 관리 역량이 실적 방어의 버팀목이 됐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누적 투자이익 증가 폭이 커 당기순이익 감소에 따른 타격은 상쇄하고, 그룹 차원의 수익 다변화 전략이 보험 부문 변동성을 흡수했다고 설명이다.
[제미나이 재구성 ]

현대해상과 KB손보 지급여력비율(K-ICS) 190%대

보험사 기초 체력을 가늠하는 지급여력비율(K-ICS)은 두 화사 모두 190%대를 기록했다. 계약서비스마진(CSM)은 보험사의 미래 이익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현대해상 CSM잔액은 약 8조9017억원으로 전년 대비 7.9% 증가했다.

외형상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최근 손해율 급등과 이익 감소 흐름을 감안하면 질적 관리가 과제로 남는다.

KB손해보험은 고수익 상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과 보장성 위주의 영업 전략을 통해 CSM의 안정적 적립에 주력하고 있다. CSM잔액은 9조2850억원이다.

장기보험 60.9% 급감… 자동차보험 적자 전환

현대해상의 장기보험 손익은 3381억원으로 전년 대비 60.9% 감소했다. 독감 등 호흡기 질환 확산에 따른 보험금 예실차 악화가 직격탄이 됐다.

보험에서 예실차란 보험사가 예측한 예상 보험금 및 사업비와 실제로 발생한 실제 보험금 및 사업비의 차이를 의미한다. 2023년 도입된 새 회계기준(IFRS17) 하에서 보험사의 실적과 건전성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로 자리 잡았다.

자동차보험은 마이너스 908억원으로 적자 전환됐다. 보험료 인하와 기상 악화라는 외부 변수에 취약한 구조가 노출됐다. 자동차보험 적자는 손보사 공통적인 현상이다. 일반보험 손익은 1488억원(-6.1%), 투자손익은 3303억원(-6.2%)으로 전 부문에서 뒷걸음질쳤다.
챗GPT 생성 이미지.[출처=오픈AI]

KB손보도 자동차보험에서 마이너스 107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손해율도 계절적 요인에 따라 86.9%로 전년 대비 3.2%p 올랐다.

양사를 비교했을 때 가장 두드러진 면모는 보험손익이다. 지난해 현대해상의 보험영업 합산 손익은 3961억원 수준인 반면, KB손보는 1조3034억원을 기록했다.

KB손보는 호흡기 질환 유행 등 예실차 악화 요인을 효율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로 상쇄했으나, 현대해상은 직격탄을 맞으며 본업 경쟁력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KB손보는 지주의 든든한 지원과 치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실질적인 '손보업계 실세'를 보여가는 반면 현대해상은 외형만큼 내실을 챙기지 못한 '빛 좋은 개살구' 실적을 보였다고 보험업계는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KB손보는 LIG손보 시절의 기업보험을 유지해가고 금융지주의 지원을 받는 반면 현대해상은 과거 집중한 장기보험에 대한 예실차 리스크를 직면하면서 계열 분리된 현대가의 지원을 기대만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제미나이 재구성]

KB손보 vs 현대해상, 자산운용에서도 큰 차이

현대해상은 자산운용 면에서 장기채 매입을 확대하고 신계약 포트폴리오 관리를 통해 부채 민감액을 관리하는 등 자본 건전성(K-ICS) 확보에 주력했다. 하지만 투자 손익 자체가 전년 대비 6.2% 감소하며, 보험 영업에서 발생한 예실차 손실을 방어해내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다.

KB손보는 투자 부문에서 전년 대비 119.9%라는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특이점은 특정 투자 자산의 변화였다. 기존의 부동산 PF나 일반 대출 같은 저부가가치 산업에서 벗어나, AI 반도체, 조선, 방산, 에너지 등 실물경제를 이끄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자금 배분을 지주 중심으로 과감히 전환했다.

KB손보는 결과적으로 보험 영업에서의 부진(-21%)을 투자 부문의 압도적인 성과로 완전히 상쇄한 셈이다. 이러한 투자 역량의 차이가 결국 두 회사의 당기순이익 격차를 2000억 원 이상 벌려놓는 핵심 요인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

지주 보호 받는 KB손보 vs 자력으로 해결하는 고독한 '현대'

2025년 실적은 양사의 체력 차이를 분명히 보여준다. 현대해상이 전 부문 수익성 저하와 순이익 급감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한 사이, KB손해보험은 지주에 의지해 확보한 자본력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기반으로 수익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방어한 것으로 분석된다.

임직원 1인당 생산성(당기순이익)을 계산한 결과 두 회사 모두 1인당 2억원대 수준으로 추산됐다. 이는 인적 자원이 아니라 시스템 및 그룹 지원 여부에서 두 회사의 종합적인 경영 실적이 갈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보험업계의 경쟁 구도는 현재 단순 외형이 아닌 '질적 성장'과 '위험 관리 능력'으로 재편되고 있다.

현대해상이 금융지주 계열 KB손보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상품 포트폴리오 재정비와 언더라이팅 고도화, 자본 효율성 제고를 포함한 전면적 체질 개선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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