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준 못 정한 민자대교 손실보상...민간투자 의존 자제해야

인천 청라~영종 간 청라하늘대교(제3연륙교)가 지난달 5일 개통했다. 첫 1개월의 통행량 통계가 나왔다. 1일 평균 통행량 3만4천800대다. 영종대교 통행량은 좀 줄었지만 인천대교는 오히려 늘었다. 예상보다 영향이 크지 않았다. 문제는 기존 2개 민자대교에 대한 손실보상금 처리다. 그런데 아직도 명확한 산정 기준이 없는 상태다.
지난해 영종대교의 1일 평균 통행량은 13만2천700대였다. 지난달엔 10만2천900대로 22% 줄어들었다. 반면 인천대교는 7만6천500대에서 7만9천900대로 4.4% 늘었다. 인천대교와 청라하늘대교는 진입 지점이 서로 멀어 대체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는 일단 손실보상금 지급 요건은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본다. 이전 2개 민자대교의 통행량 감소에 대한 보상금이다. 영종대교는 실시협약상 ‘현저한 통행량 감소’가 보상금 지급 기준이다. 과거 국토교통부 해석에 따르면 30% 이상 감소다. 인천대교는 국제중재판정을 따른다. 통행량이 5% 이상 줄면 손실보상금을 지급한다.
인천시는 청라하늘대교 개통으로 두 곳의 민자대교 통행량이 급감할 것으로 봤다. 따라서 손실보상금 규모도 2천9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예상했다. 국토부도 3천100억~3천500억원으로 추산했다. 문제는 손실보상금 산정 기준에 대한 인천시와 국토부의 서로 다른 생각이다.
국토부와 인천시는 6년째 영종대교 손실보상 기준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현저한 교통량 감소’의 구체적 기준이다. 국토부는 2017년 이에 대한 내부 해석을 민자사업자에게 통보했다. ‘현저한 감소’를 30% 수준으로 본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인천대교에 대한 국제중재판정이 나오자 입장을 바꿨다. 5% 감소로 보는 해석이다.
반면 인천시는 인천대교 기준(5%)은 국제중재 절차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를 영종대교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 국토부가 영종대교 측에 30% 기준을 통보했고 이를 전제로 맺은 실시협약이라는 주장이다. 인천시 기준이면 지난달 22% 통행량 감소는 보상금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5% 기준이면 최대 수천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결국 시민 세금의 손실보상금 폭탄이다. 개통 이전 20여차례 협의에도 기준 마련 없이 여기까지 왔다. 애초에 국가 관문공항 접근도로를 민자사업에게 맡긴 게 문제의 씨앗이다. 선거 때면 온갖 공약 내걸고 손쉽게 민자사업으로 해결하려 든다. 결국 시민들 통행료로 정치가 생색내는 구조다. 국민 이동권이 걸린 SOC는 민간투자 의존을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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