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11번째 별” “우승하면 녹색 머리 염색”… K리그1 감독들 개막 출사표

‘반성 모드’ FC서울 김기동
“완연한 서울의 봄 만들어야죠”
부천FC 이영민은 “잔류”
이중고 광주FC는 ‘수적천석’
우승 후보를 지목하라는 질문이 나올 때마다 손가락은 황선홍 대전 감독에게로 향했다.
대전 하나시티즌이 올시즌 새로운 다크호스로 꼽힌다. 25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개막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감독과 선수 상당수가 우승 후보 1순위로 대전을 지목했다.
포항 스틸러스 박태하 감독은 “우승후보는 그래도 대전이지 않을까. 그 자리가 부담을 가져야 하는 자리”라고 말했고, 강원FC 정경호 감독은 “투자를 이렇게 적극적으로 하는 팀이 좋은 성과를 내야 K리그가 발전한다. 황선홍 감독을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광주FC 이정규 감독, 김천 상무 주승진 감독, 부천FC 이영민 감독도 대전을 1순위로 꼽았다. 전북 현대 정정용 감독은 울산 HD를, FC서울 김기동 감독은 포항을 각각 우승 후보로 지목하며 다른 시각을 보였다.
황선홍 감독은 부정하지 않았다. 그 기대에 정면으로 맞섰다. “작년 이 자리에서 K리그 중심으로 가겠다고 했는데, 오늘 와 보니 벌써 중심에 와 있는 것 같다”며 “그 부담이 곧 우리 팀의 무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승하면 대전의 상징인 녹색으로 머리를 염색하겠다고 공약을 밝히기도 했다.
대전은 이적시장에서 울산 출신 엄원상, 루빅손 등 득점력과 우승 경험을 갖춘 2선 자원을 영입하며 전력을 끌어올렸다. 황선홍 감독은 외인 스트라이커 디오고를 히든 카드로 꼽았고, 주장 주민규는 서진수, 유강현 등 기존 국내 공격 자원들의 잠재력이 이번 시즌 터질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센터백 안톤의 파트너 구성이 수비 안정성의 변수로 꼽힌다.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를 새로 맡은 정정용 감독도 물러서지 않았다. 유니폼 가슴팍의 별 10개를 가리키며 “11번째 별을 꼭 새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전북은 모따를 영입해 최전방 파괴력을 더했고, 박지수와 김영빈의 센터백 라인은 리그 최강으로 평가받는다.
전북과 대전은 서로를 라이벌로 의식한다. 정정용 감독은 황선홍 감독 쪽 테이블을 의식한 채 대전을 표적으로 지목했고, 황선홍 감독도 “전북을 유독 이기지 못했다. A매치 휴식기 전 전북전을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맞받았다.
FC서울 김기동 감독은 “완연한 서울의 봄”을 출사표로 내걸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참가로 기대를 키웠다가 리그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지난 시즌에 대한 자성을 담은 표현이었다. 요르단 대표팀 센터백 야잔이 건재하고 클리말라, 안데르손, 송민규 등 공격진이 맞물린다면 3강 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득점왕과 도움왕 경쟁은 특정 선수에게 쏠리지 않고 넓게 펼쳐질 것으로 전망됐다. 득점왕 후보로는 전북 모따, 대전 디오고·주민규, 포항 이호재, 강원 박상혁 등이 거론됐다. 도움왕 후보로는 울산 이동경, 전북 김진규와 김태환, 대전 이명재, 인천 이명주 등 다양한 이름이 나왔다.
이 밖에 부천FC는 잔류를, 광주FC는 수적천석(水滴穿石·물방울이 돌을 뚫는다)을 키워드로 내세웠다. 부천은 K리그1 첫 시즌 적응이 관건이고, 광주는 이정효 감독 이탈과 재정 건전화에 따른 영입 제한이라는 이중 악재를 안고 있다.
K리그1 2026시즌은 오는 28일 막을 올린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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