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동남아 비자 문턱 낮추고, ‘제2 황리단길’ 30개 만들고

백수진 기자 2026. 2. 26.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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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관광객 3000만 전략 발표

정부가 중국과 동남아 11국 비자 요건을 완화하고, 지방 공항 국제 노선을 확대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방한관광 대전환 및 지역관광 대도약’ 전략을 발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1차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1894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 관광객 3000만 시대를 열어젖히려면 양적 성장을 넘어서 질적 성장으로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통령이 국가관광전략회의에 직접 참석한 것은 2019년 이후 처음이다. 회의에는 한국방문의해 위원장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비롯해 15개 중앙 부처와 관광업계, 협회·단체, 민간기업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베이징 살면 10년짜리 복수 비자 가능

우선, 중국과 동남아 국가에 대한 비자 요건을 완화해 방한 문턱을 낮춘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3인 이상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무비자 입국을 시범 추진한다. 인구 규모에 비해 방한 관광객 비율이 낮지만, 증가세가 가파른 점을 고려했다. 또 한국 방문 경험이 있는 중국과 동남아 11국 관광객에게는 5년 복수 사증 발급을 추진한다. 여기에 더해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등 14개 도시와 베트남 하노이 등 3개 도시 거주자에겐 현행 5년인 복수 비자 유효 기간을 10년까지 늘려줄 수 있게 했다. 반면 한국인의 중국 복수 비자 유효 기간은 통상 6개월~1년 수준이고, 방문 이력에 따라 3년까지가 최대한이다. 이런 비대칭 구조에 상호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래픽=김현국

방한객 81.7%가 수도권에만 머물다 돌아가는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지역 관광 활성화 방안도 제시했다. 지방 공항으로 직항하는 국제선을 대폭 확대하고,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관광객도 지방 공항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국내선 항공편을 신설·증편한다. 지역 콘텐츠 확충을 위한 ‘대한민국 명소 재생 30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일명 ‘황리단길 30개 만들기’로, 관광적 가치가 높지만 주변 환경이 낙후된 명소의 경관을 개선하고 특화 콘텐츠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전국 외곽을 잇는 광역 철도망을 활용해 ‘코리아 기차둘레길’을 조성해 기차역과 인근 관광지를 잇는 관광 루트도 구축한다. 관광을 ‘지방소멸’을 막기 위한 희망 산업으로 제안한 것이다.

◇외국인만 받던 도시민박, 내국인 숙박도 가능토록

숙박업 진흥 업무를 문체부로 일원화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숙박 시설에 인증서를 부여하는 ‘숙박업 품질 인증제’를 도입한다. 또한, 고택·민속마을·사찰 등을 활용한 한국형 ‘파라도르’(전통 건물을 리모델링한 스페인의 고급 호텔)를 육성하고, 한옥 체험업의 고급 브랜드화를 추진한다. 특히 외국인 전용이던 에어비앤비와 같은 도시민박은 내·외국인이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해 향후 도시민박 시장이 커질 전망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방의 관광 인프라 부족과 관광 시장의 사각지대에 대한 제언도 이어졌다. 일본의 온라인 여행사 라쿠텐트래블의 서태석 한국지사장은 “소도시 여행 수요가 있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너무 불편하다. 각 지자체가 운영하는 시티투어버스를 연계해 운영하기만 해도, 관광객이 다른 도시로 훨씬 편하게 이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송미선 하나투어 대표는 “중국 여행업체는 한국에서 활발하게 영업하는 반면, 정작 한국 업체들은 중국 시장에 진입하기 어렵다”면서 “앉아서 기다리지 않고, 우리가 직접 중국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춰 달라”고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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