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진 그려진 춘천 기업혁신파크, ‘강원 바이오벨트의 정점’ 목표
광판리 1조500억원 투입 내년 착공
국토부 통합개발계획안 승인 검토 단계
‘규제 샌드박스’ 등 제도 지원 성공 관건
“국제학교 설립 고급인력 유치 필수”
시설 지원·세제인센티브 기업 유치 영향
AI 데이터 센터 중심 산업 생태계 조성
주거·교육·의료·문화 상업 기능 결합
춘천 광판리 일대에 조성되는 기업혁신파크 선도사업이 본격적인 추진 단계에 들어서며 사업 윤곽이 구체화되고 있다. 춘천시와 춘천기업혁신파크추진단은 올해 국토교통부 승인을 목표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민·관 복합개발 방식으로 추진되는 기업혁신파크는 사실상 국가주도사업이다. 기존 기업도시의 한계를 보완하고 규제 완화를 통해 경쟁력 있는 산업·정주 환경 구축이 목적이다. 국토교통부는 2023년 9월 공모를 통해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선도사업을 선정했으며, 춘천·거제·포항·당진 4개 시가 최종 대상지로 결정됐다. 이 가운데 춘천시는 앵커기업인 더존비즈온의 사업기획 참여를 기반으로 비교적 빠른 추진 속도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업은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바이오·헬스케어 첨단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주거·교육·문화·의료 기능을 결합한 자족형 도시 구축을 지향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소버린 AI(주권형 인공지능)’ 정책 기조와의 연계성도 강조되고 있다. 춘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기업혁신파크의 진행 상황과 안착에 필요한 과제를 점검했다.

■올해 국토부 승인 목표…개발 절차 본격화
춘천 기업혁신파크는 본격적인 개발 단계 진입을 위한 행정 절차를 밟고 있다.
춘천시와 춘천기업혁신파크추진단은 지난해 11월 국토교통부에 통합개발계획안 승인 신청을 완료했으며, 이후 사업설명회와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공청회 등을 진행했다.
현재 일정상 2026년 통합개발계획 승인, 2027년 착공, 2033년 준공을 목표로 하는 중장기 로드맵이 제시된 상태다. 목표대로라면 2027년 착공을 위한 사전 준비는 올해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사업 대상지는 춘천시 남산면 광판리 일대 약 363만㎡(약 110만평) 규모로, 약 1조500억 원의 도시조성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여의도의 약 1.25배 면적에 AI·바이오 융합 거점 도시가 조성된다.
춘천시 입장에서도 기업혁신파크는 지역 성장 전략의 핵심 사업으로 평가된다. 과거 기업도시 유치경쟁에서 탈락한 이후 산업과 인구 모두 정체 상태에 놓여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육동한 춘천시장이 “20년 전 기업도시가 춘천이 아닌 다른 도시가 선정되면서 이후 춘천이 어떠한 상황에 처해졌는지 시민 여러분이 누구보다 잘 아실 것”이라고 강조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사업 공동제안자인 춘천시는 향후 출자를 통해 사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첫번째 성공 요건은 제도개선 및 적극행정
향후 강원 바이오산업 생태계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사업주체 측이 강조하는 이 사업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민관 복합개발사업 관계자들은 관련 법규 및 제도 개선, 신산업에 대해 일정 기간 규제를 유예하는 ‘규제 샌드박스’ 등의 ‘적극행정’ 지원을 가장 우선적인 요건으로 꼽는다.

김용찬 춘천기업혁신파크추진단 단장은 “첨단산업 생태계를 조성을 위해서는 고급 인력 유치가 필수적이며, 이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양질의 교육환경”이라며 “내국인 입학 비율, 설립 요건 등에 대한 규제가 상대적으로 적은 제주형 국제학교와 유사한 형태로 설립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원도는 지역 여론을 반영해 2023년 12월 강원특별법 3차 개정안에 ‘글로벌교육도시 지정 및 국제학교 설립’ 관련 내용을 포함해 발의했으나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상태다.
이처럼 기업혁신파크는 정부와 지자체의 제도적·행정적 지원 없이는 추진에 한계가 있는 게 현실이다. 동시에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은 사업의 대외 신인도를 크게 높이는 핵심요인이기도 하다.
한편 강원도는 지난해 12월 강원연구개발특구로 지정되며 바이오 신소재(춘천), 디지털 헬스케어(원주), 반도체 소재·부품(강릉) 등 3대 특화 산업 육성 기반을 마련했다. 춘천시 또한 바이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춘천·홍천), 글로벌혁신 규제자유특구(춘천·원주), 교육발전특구(춘천·원주·화천) 등에 잇따라 선정되며 산업 인프라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춘천 기업혁신파크에 향후 도로 및 용수 등 기반시설 지원과 규제 혁신, 세제 인센티브 등이 병행될 경우 입주기업 유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향후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 가운데 AI·빅데이터, 바이오·헬스케어 관련 기관의 대안 입지로도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 행정지원은 대외 신인도 제고, 기업투자로 연결
기업혁신파크는 ‘기업도시 개발 특별법’을 근거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공공기관 이전 중심의 혁신도시와 달리, 첨단기업들과 고급인력 유치와 정주 환경 조성을 동시에 추진하는 이른바 ‘기업도시 2.0’ 모델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정부·지자체의 적극적인 제도·행정적 지원은 곧 사업의 대외 신인도 제고로 이어지고, 이를 통해 첨단기업들의 참여는 자연스럽게 확대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춘천 기업혁신파크에는 2011년 춘천시 남산면으로 본사를 이전한 더존비즈온이 앵커기업으로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바이오·IT·정밀의료 분야 첨단기업과 연구·교육기관이 참여하는 확장형 생태계 구축이 추진되고 있다. 단일 기업 중심 구조를 넘어 AI·바이오 융합 클러스터를 만들어 사업의 안정성과 상징성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글로벌 스탠더드급 대규모 AI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수 있도록 약 14만8,000㎡(약 4만4,770평)에 달하는 부지가 계획되어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바이오·의료 데이터의 수집부터 가공, 정밀의료 플랫폼 구축으로 이어지는 데이터 중심 산업 생태계 조성이 핵심 전략으로 제시된다.
개인의 유전 정보, 질병 이력, 라이프로그 등 대규모 데이터를 활용해 정밀 의료, 디지털 헬스케어, 신약 개발까지 연계되는 산업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용찬 단장은 “AI가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시점에, 데이터센터를 핵심 인프라로 삼아 지역 바이오산업을 선도하는 ‘강원 바이오벨트의 정점’을 구축할 것”이라며 “이미 국내외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부지에 대한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업의 안정적 추진을 위해 재무·건설·전략적 투자자 등 투자 의향 기업들과의 협의도 진행 중”이며, “제도 개선과 적극행정이 매우 긴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자족형 도시 모델 실현 여부 주목
춘천 기업혁신파크는 단순한 산업단지 조성을 넘어 주거·교육·의료·문화·상업 기능이 결합된 자족형 도시 모델을 지향한다. 이는 정부가 추진 중인 지방주도 성장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도로, 용수, 전기 등 토목 및 도시기반시설 공사로만 약 1조2000억 원 규모의 생산유발효과와 5000명 이상 고용유발효과가 기대되는 데다가, AI데이터센터를 비롯하여 주거·교육·의료·문화·상업 시설 등을 조성하는데 순차적으로 30조 가량의 투자재원이 추가 투입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향후 착공 이후 3년간 1단계 사업으로 도로, 전기,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과 핵심시설이 우선 조성될 계획이다. 춘천의 미래 산업 지형을 바꿀 수 있는 청사진이 제시된 만큼, 향후 실질적 실행력과 제도적 지원 여부가 사업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춘천 기업혁신파크가 강원 바이오벨트를 잇는 실질적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지역 안팎의 기대 어린 시선이 모이고 있다. 오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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