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스피 6000’ 새 역사, 이제는 숫자보다 과열 경계할 때

미 기술주 강세와 더불어 전날 20만원과 100만원을 돌파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날도 각각 1.75%, 1.29% 상승하며 시장을 이끌었다. 문제는 과도한 ‘쏠림현상’이다. 두 기업이 코스피200 전체 영업이익 증가분의 98%가량을 차지한다. 반도체 업황은 경기와 수요 사이클에 민감한 만큼 언제든 흐름이 바뀔 수 있다. 최근 대형주들이 하루 4∼5% 급등락을 거듭하는 것도 위험 신호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도 연일 상승 중이다. 코스피 지수와 반대로 가는 양상에서 벗어나 동반 상승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 글로벌 불확실성 등에 따른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공포지수 급등 배경에는 역대급 ‘빚투’(빚내서 투자)가 도사리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23일 기준)는 31조7123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다. 주식거래 활동계좌는 1억개를 넘었다. 국민 1인당 2개꼴이다. 올해 들어 두 달도 안 돼 340만개 급증했다. 주식 투자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도 110조원에 달한다. 오죽하면 외신까지 한국의 포모(FOMO) 심리 확산과 개미투자자의 레버리지 매수 급증에 따른 변동성 심화를 경고하고 나서겠는가.
유동성이 증시로 가 시장을 부양하는 건 반길 일이다. 다만 반도체 착시효과의 한계는 명확하다. 최근 1년(2025년 2월 24일~2026년 2월 24일) 사이 코스피 941개 종목 중 내린 종목은 24.7%인 232개에 달한다.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한 3차 상법개정안이 ‘묻지마 투자’를 부추길까 걱정이다. 정부는 증시 호황을 치적으로 내세우며 축포만 울릴 때가 아니다. 과도한 빚투를 관리하고, 기업 활력을 높일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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