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하락 이유로 현물 ETF가 지목되는 이유 [엠블록레터]


이 가설은 데이터를 살펴보면 어느정도 검증할 수 있습니다. 2월 5~6일 비트코인은 약 7만 달러에서 6만 달러 초반까지 미끄러졌고 정규 선물과 무기한 선물 시장에서 25억 달러가 넘는 강제 청산이 발생했습니다. 특히 이날 IBIT의 옵션 상품은 약 233만 계약이 거래돼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폭발까지는 아니지만 거래량은 어느정도 부합하는 결과입니다.
가설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더 있습니다. 작년 IBIT 등 비트코인 현물 ETF의 옵션 상품 발행이 허용되면서 IBIT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와 유사한 투자 상품이 수억 달러 규모로 발행된 바 있습니다. 이 상품들은 기초자산에 해당하는 비트코인이 초기 가격의 70~75% 수준으로 떨어지면 낙인, 즉 손실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러면 상품 운용사들은 기초자산을 일제히 내다 팔게 되죠. ELS와 유사합니다. 이럴 때 시장이 잘 받아주지 못하면 가격은 더 떨어져서 걷잡을 수 없이 하락합니다. 이런 현상이 2월달에 나타났다는 것이 요지입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상당히 중요한 점을 시사하는데요. 비트코인이 이제 더 이상 블록체인 기술, 코인 시장 내에서만 움직이는 자산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제 온체인과 거래소를 넘어 IBIT 같은 ETF, 그 위에 얹힌 옵션과 구조화 상품, 그리고 엔 캐리·귀금속·주식까지 엮인 글로벌 자본시장과 직결돼 있습니다. 홍콩 헤지펀드 설이 100% 사실이 아니더라도 전통 금융에 기반한 투자와 월가의 다양한 파생상품이 비트코인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새로운 경로로 자리잡았다는 것은 너무나 명확해졌습니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2024년 1월 승인 이후 가격 상승의 주 요인으로 자리잡아왔습니다. 그래서 이 상품이 어떤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킬지 다소 등한시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금융공학으로 무장한 전통 금융이 코인 시장에 뛰어들었을 때 어떤 나비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스테이블코인과 실물자산토큰화(RWA)로 전통 금융의 혁신을 본인들이 촉진하고 주도할 것이라고 외칩니다. 그러나 이번 하락은 전통 금융권과 신생 코인 업계간의 주도권 싸움이 녹록치 않음을 보여줍니다. 게다가 비트코인의 하락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죠. 보다 복잡해지고 고도화된 시장을 잘 이해해야만 코인 투자도 성공적인 결과를 거둘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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