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만에 받아”…판결문 늑장 송달 문제 ‘심각’
[KBS 제주] [앵커]
제주법원에 있었던 부장판사가 민사 소송 당사자들에게 판결문을 제때 보내지 않아 문제라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KBS 취재 결과, 이처럼 판결문을 늦게 받은 소송 당사자가 한둘이 아니었는데 무려 6개월 만에 받은 사람도 있었습니다.
보도에 고민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제주 중산간의 한 임야.
이 땅의 주인이었던 A 씨는 지난해 11월 토지 인도 소송에서 이겼지만 석 달이 지난 최근에야 판결문을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담당 변호사가 선고 한 달 뒤 판결문을 조속히 송달해 달라는 의견서까지 재판부에 제출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재판부가 판결문을 늑장 송달한 건데 이 같은 사례는 또 있었습니다.
대여금 청구 소송을 맡은 한 변호사는 선고 후, 판결문을 받기까지 무려 6개월이 걸렸습니다.
담당 변호사가 그동안 수차례 법원에 문의했지만, 돌아온 건 기다리라는 말뿐이었습니다.
[소송대리인 A 씨/음성변조 : "재판부에 전화 걸어서 언제 판결문 나오냐 (물어보면), 법원 직원도 '아직 판결문이 등록되지 않았습니다' 반복하다 보니까, 굉장히 답답하고."]
판결문이 늑장 송달되면서 소송에서 패소한 의뢰인은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사법부에 대한 불신은 커졌습니다.
[소송대리인 A 씨/음성변조 : "(의뢰인이) 판결문을 받고도 판결문의 내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선고 후의 결과에 맞춰서 판결문이 작성된 게 아니냐' (재판부) 신뢰 문제가 가장 컸습니다."]
소유권 이전 등기 소송에서 패소한 아흔 살 노인은 선고 두 달여 만인 최근에야 판결문을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피고 측을 대리했던 변호사는 패소 이유도 모른 채 무작정 기다려야만 했다고 토로합니다.
[소송대리인 B 씨/음성변조 : "당사자분이 연세가 많으셔서 (판결문 송달 전) 건강이 좀 악화할까 봐 많이 걱정했었고요. (송달 지연) 이유를 알고 싶어했는데 이유를 모르고, 지급해야 할 돈이 있으니까, 돈을 준비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KBS 취재 결과, 모두 제주지방법원 민사 3단독 김 모 부장판사 사건이었습니다.
김 판사가 맡았던 사건 가운데, 이처럼 판결문을 뒤늦게 받은 당사자는 확인된 것만, 10명이 넘었습니다.
문제를 일으킨 김 판사는 최근 인천지법으로 발령돼, 제주를 떠나버렸습니다.
제주지방법원은 "재판 지연으로 당사자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신속한 사건 처리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만 밝혔습니다.
KBS 뉴스 고민주입니다.
촬영기자:고진현/그래픽:노승언
고민주 기자 (think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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