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접경 유럽국, 전력망 방어 잰걸음…우크라 정전에 긴장

현윤경 2026. 2. 25.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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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 속에 정전으로 우크라이나인들이 비참하게 겨울을 나는 것을 지켜본 러시아 접경 유럽 국가들이 자국의 전력망 방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유럽 국가들은 4년 전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뒤 에너지 안보를 우려해 왔지만 전력망에 대한 물리적 방어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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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회원국 전력망 보호 자금 첫 지원…폴란드 등 4개국 배분
정전으로 난방이 끊긴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시민들이 군부대에서 제공하는 식사를 제공받으려 줄을 서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혹한 속에 정전으로 우크라이나인들이 비참하게 겨울을 나는 것을 지켜본 러시아 접경 유럽 국가들이 자국의 전력망 방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폴란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지리적으로 러시아와 가까운 나라가 유럽연합(EU) 자금을 지원받아 전력 인프라 보호를 위한 보안 조치 강화에 나섰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U는 총 1억1천300만 유로(약 1천907억원)를 EU 장기 예산에서 조달해 이들 네 국가에 배분할 예정이다. 회원국 전력망 보호를 위해 EU 예산이 배정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폴리티코는 짚었다.

수혜국들은 EU에서 지원받은 자금을 드론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방벽 설치 및 전파 교란 장비 구입, 사이버 공격 대응을 위한 디지털 방어 체계 구축, 주요 시설을 보호할 군 병력 배치, 긴급 복구 대응팀 구축 등에 쓸 계획이다.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유럽 국가들은 4년 전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뒤 에너지 안보를 우려해 왔지만 전력망에 대한 물리적 방어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작년부터 러시아의 공격이 전력망에 집중되면서 정전이 속출한 우크라이나 사태를 옆에서 지켜보고서다.

러시아는 몇달째 거의 매일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를 타격하고 있다. 지난달만 해도 러시아는 약 6천대의 공격용 드론, 5천500발의 유도폭탄, 158기의 미사일을 동원해 우크라이나 화력발전소와 변전소, 난방시설을 겨눴다.

대규모 정전이 발생한 2025년 1월 3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의 거리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로 인해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곳곳에 전기가 끊기면서 수백만의 주민이 영하 수십 도의 한파 속에서 짧게는 며칠, 길게는 수 주 동안 추위와 사투를 벌여야 했다.

지기만타스 바이시우나스 리투아니아 에너지 장관은 "우크라이나에서 에너지가 무기로 사용되는 모습을 목격하고 있다"며 "평시에는 에너지 기업이 전력망 보호에 책임이 있지만 전시에는 국방부가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리투아니아에서도) 2022년 이후 지금까지 핵심 에너지 기간 시설을 훼손하려는 30건 이상의 시도가 있었다"며 "러시아의 공격일 때도 있고, 지역 내 사보타주(파괴공작)일 때도 있었지만 결과는 동일하다. 핵심 인프라를 잃고, 결국 시민이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고 우려했다.

특히 혹독한 추위가 일상인 발트해 국가에서 정전은 곧 목숨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바이시우나스 장관은 "어제 기온이 영하 30도까지 내려갔다"며 "이런 날씨에는 단 몇 시간만 전기가 끊겨도 상황이 심각해진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와 1천340㎞의 국경을 맞댄 핀란드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송전 케이블의 지중화,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등 전력망 강화 작업을 해 왔다고 폴리티코는 소개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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