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팬들이 갑자기 이치로를 떠올리기 시작했다… 이정후 3G 연속 안타에 호수비까지, 출발이 좋다

김태우 기자 2026. 2. 2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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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범경기 일정에서 3경기 연속 안타는 물론 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현지 언론의 호평을 모으고 있는 이정후 ⓒ연합뉴스/AP통신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이정후(28·샌프란시스코)는 올해 시범경기 첫 출전이었던 지난 23일(한국시간) 시카고 컵스와 경기에서 하나의 인상적인 장면을 남겼다. 이날 3타수 1안타를 기록한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었는데, 6회 강한 어깨를 선보이며 3루 주자를 홈에서 잡아낸 것이었다.

6회 1사 3루 상황이었다. 채드 매코믹의 타구가 우측 파울 지역으로 떴다. 이정후가 재빨리 뛰어 내려와 이를 잡았다. 3루 주자 케인 키플리는 이정후가 어려운 포구를 한 것을 고려하고 곧바로 스타트를 끊었다. 송구로 이어지는 동작이 부자연스러울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이정후는 3루 주자가 홈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생각하고 있었고, 곧바로 ‘로켓 송구’를 해 주자를 잡아냈다. 강도도 좋고, 정확도도 좋았다.

많은 이들이 이정후의 이 수비에 주목한 것은 올해 수비 포지션을 옮기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지난 2년간 중견수 수비에서 그렇게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특히 지난해가 그랬다. 이정후는 항변했지만, 많은 수치에서 수비가 마이너스였다. 이정후는 물론 샌프란시스코 수비 전체가 흔들렸다. 그러자 샌프란시스코는 골드글러브 중견수인 해리슨 베이더를 영입하고, 이정후를 우익수로 보내기로 했다.

선수를 설득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이정후는 팀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며 오히려 샌프란시스코 수뇌부의 짐을 덜어줬다. 그렇게 이정후는 첫 경기부터 어시스트를 기록했고, 두 번째 출전이었던 24일 애슬레틱스와 경기에서도 0-2로 뒤진 3회 어시스트를 추가했다. 3회 1사 1,2루에서 대럴 에르나이스의 안타 타구를 잡은 이정후는 이번에도 3루를 돌아 홈으로 뛰던 2루 주자를 정확하게 저격해 찬사를 받았다.

▲ 시범경기 시작부터 분위기가 살고 있는 이정후는 25일 LA 에인절스와 경기에 1번 중견수로 출전,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하면서 세 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9타석에서 삼진 하나 없이 타율 0.333을 기록 중이다. ⓒ연합뉴스/AP통신

시범경기 시작부터 분위기가 살고 있는 이정후는 25일(한국시간) ‘2026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LA 에인절스와 경기에 1번 중견수로 출전,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하면서 세 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9타석에서 삼진 하나 없이 타율 0.333을 기록 중이다. 직전 2경기에 우익수로 출전했던 것과 달리, 이날은 중견수로 출전하면서 팀이 이정후를 상황에 따라 중견수로도 넣을 수 있다는 구상을 재확인했다.

1회 첫 타석에서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이정후는 2사 1사 1,3루에서 맞이한 두 번째 타석에서 좌전 적시타를 기록했다. 이정후의 올 시즌 시범경기 첫 타점이 나오는 순간이었다. 5회 세 번째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으나 이미 3경기 연속 안타를 확정했고, 6회 수비를 앞두고 드류 길버트와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수비에서도 특별한 문제 없이 하루를 보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가 우익수에서는 분명히 좋은 수비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강한 어깨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탯캐스트’의 집계에 따르면 이정후의 지난해 평균 송구 속도는 메이저리그 전체 상위 8% 수준이었다. 이정후의 어깨를 과소평가하며 한 베이스를 더 가려다가 죽은 주자들이 꽤 된다. 실제 지난해 시즌 초·중반까지만 해도 외야수 어시스트 부문에서 선두권이었다.

우익수는 1루에서 단타 때 3루까지 가려는 주자들을 묶거나 혹은 저격해야 한다. 3루까지의 송구 거리가 짧은 좌익수보다 어깨가 더 중요시되는 이유다. 샌프란시스코는 여러 분석을 통해 이정후가 우익수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내렸고, 이정후가 KBO리그에서 뛰던 시절 우익수로도 뛰었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정후 또한 우익수 수비에 큰 부담감을 느끼지는 않는다.

▲ 샌프란시스코는 여러 분석을 통해 이정후가 우익수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내렸고, 이정후가 KBO리그에서 뛰던 시절 우익수로도 뛰었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 전환은 성공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연합뉴스/AP통신

팬들도 이정후의 빠른 적응에 반색하고 있다. 콘택트 능력, 그리고 강한 어깨까지 이정후의 롤모델인 스즈키 이치로를 연상케 한다는 호평까지 나올 정도다.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까지 간 이치로는 흔히 뛰어난 안타 생산 능력을 가진 타율 높은 좌타자로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 전성기 때 이와 버금가는 평가를 받았던 게 바로 수비력이다. 빠른 발로 수비 범위도 넓었고, 무엇보다 강한 어깨로 주자들을 억제시키는 능력이 탁월했다. 이정후가 이치로만큼 성적을 낸 것도 아니고 발도 조금 더 느리지만, 약간의 비슷한 느낌을 주기는 충분하다.

팬 칼럼 사이트인 ‘팬사이디드’는 25일(한국시간) 이정후의 우익수 수비 적응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리면서 이치로를 언급했다. 이 매체는 “이정후는 자신의 롤모델인 스즈키 이치로를 기리기 위해 51번을 달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그가 이제 우익수로 뛰게 된 것은 어느 정도 상징적이기도 하다”면서 “예상보다 빠른 변화였을지 모르지만, 그는 이 자리에 잘 적응하고 있는 듯하며 이는 스프링트레이닝 초반에 나타난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한편 이정후의 프로다운 자세도 높게 평가했다. ‘팬사이디드’는 “이정후는 자신감이 흔들리기는커녕, 이 변화를 프로답게 받아들였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하지도 않았다. 그는 담담하게 상황을 받아들였고, 오라클 파크의 까다로운 우익수에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지에 대해 옛 동료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에게 조언을 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면서 “오라클 파크의 우익수는 소용돌이치는 바람, 벽돌 담장, 철망 펜스 등 여러 요소를 상대해야 하는 어려운 자리로 유명하다”고 과제를 짚었다.

하지만 “어쩌면 이번 변화가 그에게 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좌우 간격을 넓게 커버해야 하는 중견수보다 체력 소모가 줄어든다. 공격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면서 “자이언츠는 지난 시즌, 2024년 대부분을 부상으로 날린 뒤 처음 풀타임을 소화한 이정후가 공격에서 보여준 번뜩임을 확인했다. 2026년에는 그것을 더 꾸준하게 보여주는 것이 과제이며, 수비에서 새로운 도전을 맡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다”면서 우익수 이동이 이정후의 수비 부담을 덜어 더 좋은 공격 생산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 팬 칼럼 사이트인 ‘팬사이디드’는 “이정후는 자신의 롤모델인 스즈키 이치로를 기리기 위해 51번을 달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그가 이제 우익수로 뛰게 된 것은 어느 정도 상징적이기도 하다”이라면서 빠른 적응을 반겼다 ⓒ연합뉴스/A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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