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보란 듯… 당당한 트럼프 "관세가 소득세 대체할 것"

김경민 2026. 2. 25. 18:3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집권 2기 첫 '108분 국정연설'
"상호관세 위법 대법판결 매우 유감"
"대다수 국가, 무역합의 유지 원해"
"AI기업, 자체 발전소로 전력 해결"
"이란 核 불가" 협상 속 군사 압박
역대 최장 108분 국정연설하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연방의회 하원 본회의장에서 집권 2기 첫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8분 동안 진행된 미국 역대 최장 국정연설에서 지난 1년간의 성과를 강조했다.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특정 무역 상대국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AFP연합뉴스
대법관 보란 듯… 당당한 트럼프 "관세가 소득세 대체
대법관 보란 듯… 당당한 트럼프 "관세가 소득세 대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대법원의 관세 위법 판결에도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집권 2기 첫 국정연설에서 관세를 협상 지렛대이자 장기적으로는 소득세를 대체할 재정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까지 공개했다. 이란 핵 문제에 대해서는 외교를 선호하지만 군사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에 대해서는 자체 발전을 의무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관세로 소득세 대체"

트럼프는 24일(현지시간) 국정연설에서 약 108분 동안 발언하며 상·하원 합동회의와 국정연설을 통틀어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연설을 기록했다. 그는 대법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를 위법이라고 판단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러운 판결"이라고 말했다. 연설 도중 의회에 참석한 대법관들을 향해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그는 "좋은 소식은 거의 모든 국가와 기업이 이미 체결한 합의를 유지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라며 기존 무역 합의가 유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내가 그들에게 훨씬 더 안 좋을 수도 있는 새로운 합의를 할 법적 권한을 갖고 있다는 것을 그들도 알고 있다"고 말하며 협상 주도권을 강조했다. 트럼프는 무효화된 관세를 대체할 수단으로 무역법 122조, 301조, 232조 등을 거론했다. 실제로 그는 대법 판결 직후 122조에 근거한 한시적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트럼프는 특히 관세의 장기적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나라들이 내는 관세가 지금의 소득세 제도를 상당히 대체할 것"이라며 "언젠가는 관세가 소득세를 완전히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관세를 재정 수입의 축으로 삼겠다는 의지다.

■이란에 "핵 절대 불가"

트럼프는 이란 핵 문제와 관련해 외교 해법을 선호하지만 핵무기 보유는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과 협상하고 있다"면서도 "'절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겠다'는 말은 아직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가능한 한 외교로 해결하는 것을 선호한다"면서도 "세계 최대 테러 후원국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결코 허용하지 않겠다. 어느 국가도 미국의 결의를 의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이란이 유럽과 해외 미군 기지를 위협할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했으며,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 개발도 추진 중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가능한 곳에서는 평화를 추구하겠지만 필요하다면 미국을 겨냥한 위협에 맞서기를 주저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6일부터 이란과 고위급 핵 협상을 재개했고, 26일 제네바에서 후속 협상이 예정돼 있다. 동시에 중동에 항공모함 전단과 전투기 등을 추가 배치하며 군사적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AI 기업들, 스스로 발전소 지어라"

트럼프는 AI 데이터센터의 급증하는 전력 수요와 관련해 "전기요금 납부자 보호 서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주요 기술 기업들에 자신들의 전력 수요를 자체적으로 해결할 의무가 있다고 통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인프라 확충이 전력망에 부담을 주고 가계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그는 "그들이 공장 부지 내에 자체 발전소를 건설하면 누구의 요금도 오르지 않을 것이고, 많은 경우 지역사회 전기 요금이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우리 전력망은 노후화됐다. 필요한 전력량을 감당할 수 없다"며 전력 인프라 한계를 지적했다. AI 산업 육성과 전기요금 안정을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이날 연설에서 그는 "베네수엘라로부터 8000만배럴 이상의 원유를 확보했다"며 "미국의 석유 생산량이 하루 60만배럴 이상 증가했다"고 했다.

한편 이번 연설은 트럼프가 지난해 1월 20일 취임한 이후 2기 들어 처음으로 전통적인 시기에 열린 국정연설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국정연설은 미국 헌법에 근거해 대통령이 의회에 국가 현황과 주요 정책 방향, 입법 과제를 설명하는 자리다. 트럼프는 지난해 3월 4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한 바 있으나 통상 1~2월에 열리는 정례 국정연설은 이번이 처음이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