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의 ‘무결점 바둑’, 왕싱하오의 패기를 눌렀다…154수 만에 세계 기선전 결승 1국 승리, 5년 만의 메이저 세계기전 우승 ‘눈앞’

기분 좋은 출발이다. 박정환 9단이 세계 최대 우승상금이 걸린 신한은행 세계 기선전 초대 우승에 한 걸음 다가섰다.
박정환은 25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제1회 신한은행 세계 기선전 결승 3번기 1국에서 중국의 차세대 에이스 왕싱하오 9단을 맞아 154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왕싱하오와 상대 전적을 2승2패 원점으로 돌린 박정환은 26일 열리는 2국에서 통산 6번째 메이저 세계기전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박정환은 2021년 삼성화재배를 끝으로 메이저 세계기전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그야말로 ‘무결점 바둑’을 둔 박정환이었다.
박정환은 이날 초반에는 실리를 가져가고 상대 수를 타개하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이후 왕싱하오가 대마를 잡으려 맹공을 퍼부었지만 박정환이 이를 완벽하게 막아냈고, 오히려 115수와 117수째 나온 왕싱하오의 실착을 놓치지 않고 좌중앙에서 흑 두 점을 잡아내며 승기를 잡은 끝에 낙승을 거뒀다.

1993년생으로 어느덧 고참 반열에 오른 박정환은 이번 대회에서 쉬하오훙 9단(대만), 양카이원 9단(중국), 이치리키 료 9단(일본), 당이페이 9단(중국)을 차례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왕싱하오 또한 8강에서 세계 최강의 바둑기사 신진서 9단을 제압하며 무서운 기세를 뽐냈으나, 박정환의 노련함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박정환은 대국 후 “초반부터 만만치 않았는데 중앙 흑 두 점을 잡으면서 승리를 예감했다”며 “초반 연구를 많이 했고 30~40수 정도는 익숙한 모양이 나와 시간 절약이 됐다. 중반 이후 초읽기에 몰리지 않았던 점이 흔들리지 않았던 요인이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내일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공부보다는 관리에 집중해서 꼭 승리하도록 하겠다”라는 각오를 전했다.
한편 이날 대국이 치러진 신한은행 본점에서는 결승전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돼 화제를 모았다. 은퇴기사 이세돌 9단이 현장을 찾아 바둑 꿈나무를 대상으로 사인회를 열어 어린이 바둑 팬들의 호응을 얻었고 배우 박보검이 특별게스트로 참석해 결승전을 치를 두 기사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며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또한 국내 프로기사들이 대거 참여해 바둑 꿈나무 50명을 대상으로 특별 멘토링 이벤트를 진행해 미래 유망주들에게 실전 노하우를 전수했다.
제1회 신한은행 세계 기선전은 신한은행이 후원하고 매경미디어가 주최하며 한국기원이 주관한다. 우승 상금은 세계 최고 규모인 4억원, 준우승 상금은 1억원이며 제한시간은 시간누적(피셔) 방식으로 각자 30분에 추가시간 20초가 주어진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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