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위헌 논란에 법 왜곡죄 전면 수정…표결은 26일

더불어민주당이 위헌 논란이 제기된 법 왜곡죄(형법 개정안)을 25일 전면 수정했다. 법 왜곡죄 적용 사건을 형사 사건으로 한정하고, 논란이 되는 문구는 전면 수정·삭제했다. 여당은 쟁점 법안에 대한 내부 이견을 사전에 조율하지 못하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법안을 본회의 당일 고치는 모습을 또다시 노출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는 재판이나 수사 시 법을 왜곡해 적용한 판·검사를 10년 이하 징역과 10년 이하 자격정지에 처하는 형법 132조의2를 신설하는 형법 개정안이 상정됐다. 민주당이 주도한 이 법안은 지난 수개월 간 당 안팎으로 위헌 소지와 사법부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 직전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어 문제 된 부분을 전면 수정하고 이를 당론으로 채택했다.
천준호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본회의에서 “구속요건의 불명확성 등을 이유로 법왜곡죄가 위헌성 시비에 휘말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수정안을 제안하게 됐다”고 밝혔다.
수정안에서 법 왜곡죄 적용 범위는 형사사건으로 한정했다. 법 적용 대상은 ‘형사사건의 재판에 관여하는 법관, 공소를 제기하거나 유지하는 검사’다.
1호와 3호도 대폭 수정됐다.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을 받은 1호 ‘법령을 의도적으로 잘못 적용하여 당사자의 일방을 유리 또는 불리하게 만드는 경우’는 ‘법령의 적용 요건이 충족되지 아니함을 알면서도 이를 적용하거나, 적용되어야 할 법령임을 알면서도 이를 적용하지 않아 의도적으로재판 및 수사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경우’로 수정됐다. ‘법령 해석의 합리적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재량적 판단은 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내용도 추가됐다. 천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법령의 의도적 잘못 적용을 보다 구체화하고, 합리적 해석의 재량적 판단은 (처벌에서) 제외함으로써 법 왜곡죄 범위의 불명확성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논리나 경험칙에 현저히 반해 사실을 인정한 경우’를 범죄 구성 요건으로 명시해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은 3호 후단은 ‘적법한 증거가 존재하지 아니함을 알면서도 범죄사실을 인정한 경우’로 바뀌었다. 천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전형적 상소 이유에 해당하는 사실인정이 논리와 경험칙에 현저히 반하는지를 구성 요건에서 삭제해 사법부 독립 위축 우려를 불식했다”고 말했다. 2호 ‘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 은닉, 위조 또는 변조하거나 위조 또는 변조된 증거를 그 점을 알면서 재판 또는 수사에 사용한 경우’는 유지됐다.
본회의 전 열린 비공개 의총에서는 법 왜곡죄를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변호사 출신 김남희 의원은 원안 통과 시 투레트 증후군을 장애로 인정한 것과 같은 법원의 전향적 판결이 나오기 어렵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백혜련·곽상언 의원 역시 법 왜곡죄 원안에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지도부는 표결을 통해 법 왜곡죄 수정안을 당론으로 결정했다.
추미애 법사위원장과 김용민 간사는 의총에서 수정안에 대해 강력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법사위와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수정하고 당론으로 밀어붙인 당 지도부와 원내대표는 법 왜곡죄 왜곡에 책임지기 바란다”고 적었다.
이날 상정된 형법 개정안에는 법 왜곡죄 외 간첩죄 신설 내용도 들어있다. 형법 제98조의2를 신설해 ‘외국 또는 이에 준하는 단체를 위해 외국 등의 지령, 사주, 그 밖의 의사 연락 하에 국가기밀을 탐지·수집·누설·전달·중개하거나 이를 방조한 자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국민의힘이 형법 개정안에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신청하면서 이 법안 표결은 26일 오후 진행될 예정이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는 개시 후 24시간 후 종료할 수 있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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