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피라니, 버스 잘못탔네" … '곱버스' 탄 개미들 울상
올 들어 곱버스 1조 샀지만
손실률 58% 처참한 성적표
기관·외국인 공매도 지표는
주가 급등 국면서도 안정세
◆ 파죽지세 코스피 ◆

개인투자자들이 코스피 조정을 기대하며 하락 베팅에 몰두했지만 결국 '육천피 시대'가 열렸다. 개인투자자들이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인버스 상품을 대거 사들였지만 지수는 오히려 상승 가도를 이어가며 상당한 손실이 불가피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기관·외국인의 단기 포지션을 가늠할 수 있는 공매도 지표는 주가 급등 국면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나타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이날까지 'KODEX 200선물인버스2X' 상장지수펀드(ETF)를 993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하락할 때 낙폭의 2배 수익을 추구하도록 설계된 인버스 레버리지 ETF다. 그러나 국내 증시가 연일 강세를 지속하면서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연초 이후 58.05%의 손실을 기록했다.
지수와 반대 방향 성과를 내는 'KODEX 인버스'에도 개인 자금이 집중됐다. 개인투자자는 해당 상품을 3640억원어치 순매수했고 KODEX 인버스의 연초 이후 손실률은 34.2%에 달했다. 코스피는 올해 36거래일 가운데 6거래일을 제외하고 대부분 상승 마감하며 개인의 '베팅'과 정반대 궤적을 그렸다. 곱버스와 인버스 ETF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접근성이 가장 좋은 하락에 베팅하는 방법이다.
반대로 코스피 상승에 두 배로 베팅하는 'KODEX 레버리지'는 올해 117.79%의 수익을 거뒀다.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KODEX 200'도 49.26% 상승했다.
개인 자금이 인버스로 쏠리는 동안 공매도 열기는 오히려 진정되는 양상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순보유 잔액 비중은 지난 20일 0.31%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0.42%까지 치솟았던 비중이 코스피가 고공행진한 최근 0.31% 수준으로 낮아졌다. 2021년 이후 일평균 비중이 0.4%임을 감안하면 기관·외국인이 주로 활용하는 공매도 포지션이 평년보다도 둔화된 셈이다. 공매도 순보유 잔액 규모 자체는 주가 상승에 따라 11조원을 넘어섰지만 늘어난 시총과 비교하면 비중은 오히려 안정권으로 내려왔다.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횟수도 감소했다.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는 평소 대비 공매도가 급증한 개별 종목에 대해 다음 거래일 공매도를 제한하는 장치다. 지난해 12월 코스피에서 21건이나 발생했던 과열종목 지정은 올해 1월 15건으로 줄었고 이달 들어서도 15건에 머물고 있다. 코스피가 올해에만 40% 넘게 오른 상황에서도 공매도 급증 신호는 제한적이었다는 의미다.
증권가에서는 '포모(FOMO·기회 상실 우려)'가 기관으로도 확산되며 공매도 둔화로 이어졌다고 본다. 외국인이 이달 들어 코스피에서 11조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이탈하는 사이 기관은 금융투자(증권사 등)를 중심으로 강한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특히 공매도 잔액 비중이 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기관이 롱 포지션에 집중하면서 숏 포지션을 공격적으로 늘리지 않는 흐름이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의 시총 대비 공매도 잔액 비중은 지난해 10월 0.3%까지 높아졌으나 최근에는 0.01%로 축소됐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량주 실적 전망치가 상향된 점을 토대로 기관투자자들이 시장 수익률을 추종하는 형태로 투자하고 있다"며 "지난해 말 매도 이후 놓친 수익을 복구하기 위해 상승에 베팅하면서 공매도 잔액을 늘리지 않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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