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지→심근경색→3기암…1년새 죽을 고비 세 번 넘긴 60대
치료·정밀검사 과정에서 심근경색·직장암 진단
외과·심장내과·응급의학과 등 다학제 협진으로 극복

심정지로 쓰러진 뒤 1년간 급성 심근경색과 직장암으로 세 차례의 생사 고비를 넘긴 60대 남성의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25일 가천대 길병원에 따르면 1959년생인 권순상 씨는 지난해 2월 심정지 상태에서 이 병원 응급실에 실려왔지만 이후 심장질환과 암을 모두 극복하고 건강한 일상을 되찾았다. 권 씨는 “3번의 위기를 극복하고 3번의 삶을 다시 얻은 기분”이라며 “내 신체와 건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서 더 소중히 챙기고 있다”고 최근 근황을 전했다.
젊은 시절 20년 넘게 전국 각지의 백화점의 바이어(MD)로 활동하던 권씨는 개인 의류사업을 거쳐 경비원으로 근무했다. 밤낮이 바뀌는 상황에서도 건강만큼은 늘 관리해 자신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60대에 접어들자 권씨의 건강에 빨간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지난 해 2월 7일 밤 11시경, 근무 중 경비실 앞 의자에 앉아있다가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은 것이다. 119에 의해 가천대 길병원 응급실로 이송되는 중에도 심정지 상태가 지속돼 구급요원이 심폐소생술(CPR)을 지속해야 했다. 응급실에 도착한 직후 허규진·유재진 응급의학과 교수를 비롯한 응급의료팀은 무려 세 차례에 걸쳐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권씨의 심장을 다시 뛰게 했다. 곧이어 기관삽관, 중심정맥관 삽입 등의 응급 처치가 신속하게 이뤄졌고, 권씨는 곧바로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권 씨는 “심정지로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였는데, 의료진의 빠른 대처 덕분에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며 “이 때가 제가 맞이했던 첫 번째 위기였고, 이를 잘 넘길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한숨을 돌릴 즈음 두 번째 위기가 찾아왔다. 한승환 심장내과 교수팀은 급성 심부전 치료와 정밀검사 과정에서 심정지의 원인이 심각한 관상동맥질환이었음을 확인했다. 심장 자체에 피를 공급하는 혈관들이 막히거나 좁아지면서 심장 근육이 혈액공급부족으로 괴사되는 급성 심근경색이 생긴 상태였던 것. 심부전이 동반돼 치료 난이도가 높았지만 박철현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 중심의 협진팀에 의해 인공심폐기를 사용하지 않는 무인공심폐관상동맥우회술(Off-Pump CABG)이 시행됐고, 권 씨는 심장 기능을 되찾을 수 있었다.
권씨는 회복 과정에서 또 다른 시련을 만났다. 정밀검사에서 3기의 직장암이 새롭게 발견된 것이다. 권 씨는 “남들은 평생 살아가며 한 번 겪을까 말까한 일을 연이어 3번 접하니 처음에는 매우 놀라고 원망도 됐다“며 ”돌이켜 보면 시한폭탄과 같은 질환이 내 몸에 있었고, 의료진들 덕분에 문제가 되기 전 모두 치료해 3번이나 다시 태어나는 기분을 느꼈다”고 말했다.
병원은 즉시 심선진 종양내과 교수와 방사선종양학과 의료진을 중심으로 다학제 협진 체계를 가동했다. 같은 해 3월부터 항암방사선 치료를 병행하며 약 25차례의 치료 끝에 암 병변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이원석 외과 교수는 권씨의 상태와 회복 속도를 면밀히 관찰하며 수술 시기를 조율했고, 같은 해 7월 7일로 수술 날짜가 잡혔다. 복강경하 저위전방절제술을 받은 권씨는 최종 병리검사에서 직장암 1기 판정을 받았을 뿐 아니라, 장루 없이 성공적으로 회복했다. 단기간에 심정지부터 3기 직장암 진단까지 우여곡절을 겪은 권씨는 1년이 지난 지금, 건강의 소중함을 더욱 체감하며 하루 하루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 교수는 “응급실 의료진의 신속한 심폐소생술이 환자의 생명을 첫 번째로 지켰고 이어 심장혈관흉부외과,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외과 등을 비롯한 여러 진료과가 긴밀히 협력해 환자의 심장질환과 암을 모두 극복할 수 있었다”며 “가천대 길병원의 표준화된 협진 시스템과 끊김 없는 연계형 다학제 진료가 만들어낸 대표적 성공 사례”라고 강조했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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