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 없는 코스피, ‘6000피·시총 5000조’ 시대 열렸다

코스피 지수가 25일 6000포인트를 돌파하며 국내 증시의 새 역사를 썼다. 지난해 6월 3000포인트를 넘긴 지 불과 8개월 만에 지수가 두 배 넘게 뛰었다. 코스피 출범 첫 해인 1983년 3조원대에 불과했던 시가총액은 43년간 1672배 불어나 처음으로 5000조원을 넘겼다. 인공지능(AI)발 수혜를 받고 있는 반도체와 풍부한 유동성이 맞물리면서 국내 증시는 다른 주요국 증시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14.22포인트(1.91%) 오른 6083.86에 거래를 마감했다. 개장과 동시에 6000포인트를 넘긴 코스피는 장중 상승폭을 키우면서 175.07포인트(2.93%) 급등한 6144.71을 기록하며 6100선도 웃돌기도 했다. 대형주를 중심으로 코스피가 강세를 보이면서 코스피 시가총액은 5017조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5000조원을 넘어섰다.
코스피 종가가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던 지난해 4월9일(종가 2293.70, 시총 1880조원)과 비교하면 10개월 만에 코스피 지수는 2.65배(165%), 시총은 3000조원 넘게 불어난 것이다.
지수의 1000 단위가 바뀌는 데 걸린 기간은 이번이 가장 짧았다. 지난 1월22일 장중 5000선을 돌파한 지 34일 만에 6000선을 돌파했다. 4000포인트가 5000포인트가 되는 데 약 3개월이 걸렸는데 이번엔 상승 속도가 3배가량 빨라진 것이다.
원화도 강세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1원 내린 달러당 1429.4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했지만, 달러 약세 등이 이어진 영향이다.
이날 지수 상승을 이끈 건 반도체와 자동차였다. 전날 ‘20만전자·100만닉스’ 고지를 밟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1.75%, 1.29% 올랐다. 특히 현대차 자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기업공개(IPO) 등으로 지배구조가 재편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현대차(9.16%), 기아(12.7%) 등 현대차그룹주가 급등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이 이날 통과되면서 수혜를 보는 증권·지주사 주가도 강세를 보였다.
지난해 75.63%의 수익률로 주요 20개국(G20) 주요 주가지수 중 압도적 1위를 기록한 코스피는 올해도 반도체의 실적 전망 상향과 유동성 유입에 힘입어 44.37% 올라 수익률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향후 코스피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가 전체적으로 재평가되고 있고 그 중에서도 반도체가 제일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 분위기는 1분기 실적이 나올 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2분기에도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많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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