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석 걱정 없겠네"…수용 인원 2배 늘린 수서역 첫 KTX 타보니 [르포]

“수서역에 KTX를 세우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좌석을 제공해 고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이성민 코레일 기장)
25일 오후 1시 10분 수서역. 플랫폼으로 들어오는 열차 전면에는 ‘KTX’ 표기가 선명했다. 그동안 SRT의 출발지로 익숙했던 수서역에 처음으로 승객을 태운 KTX가 도착하는 순간이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에스알(SR)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고속철 통합 로드맵에 따라 이날부터 KTX·SRT 시범 교차운행을 시행했다. 시범운행은 서울역과 수서역 등 기·종점, 차종의 구분 없이 고속철을 보다 효율적이고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 검증하는 과정이다.
이번 시범운행에 따라 KTX는 수서역~부산역, SRT는 서울역~부산역을 각각 하루 1회 왕복 운행한다. 수서역 기준으로는 부산발 열차(KTX 326)가 오전 10시 33분 부산역을 출발해 13시 8분께 수서역에 도착하고 수서발 열차(KTX 339)는 13시 55분 수서역을 출발해 부산역으로 향하는 편성이다.
운임은 시범운행 기간 동안 수서발 KTX 운임을 기존 수서발 SRT와 동일한 수준으로 운영한다. 다만 서울발 KTX 대비 운임이 낮은 만큼 마일리지는 적립되지 않는다. 반대로 서울발 SRT는 서울발 KTX 대비 평균 10% 낮은 운임이 적용된다.
겉으로는 같은 노선에 단순히 열차만 바뀐 것처럼 보이지만 좌석 공급 측면에서 변화 폭은 크다. 수서~부산 구간에 투입되는 KTX-1은 955석으로 기존 수서발 SRT(410석)보다 좌석 수가 두 배 이상 많다. 수서발 표 구하기가 쉽지 않았던 이용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단숨에 넓어지는 셈이다.
실제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부산역에서 출발한 KTX의 이용객은 중간역 승하차 인원을 포함해 1574명이었고 이 가운데 수서역에서 내린 인원은 1064명으로 집계됐다. 기존 SRT 좌석 규모를 감안하면 한 편성에서 보기 어려운 수치다.
13시 55분 수서발 부산행 KTX에 직접 탑승해 보니 객실은 넓은 좌석 배치 덕에 통로 이동이 한결 여유 있었다. 좌석 수가 늘어난 만큼 탑승객 분산 효과도 체감됐다. 승객이 붐비는 시간대는 아니었지만 예매 화면상 잔여 좌석이 비교적 넉넉하게 표시돼 수서발 열차를 둘러싼 표 구하기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보였다.
수서역에서 KTX를 타고 대전에 내린 한 승객은 “평소엔 표가 금방 매진돼 시간을 바꿔 잡는 경우가 많았는데 좌석이 늘어나면 선택이 훨씬 편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교차운행 첫날이다 보니 낯선 조합이 만든 혼선도 있었다. 이날 수서에 도착한 부산발 KTX는 부산역 출발 과정에서 탑승 안내에 시간이 걸리며 예정 시각보다 몇 분 지연됐다. SRT의 상징색인 보라색 열차에 익숙한 일부 승객이 관성적으로 해당 열차를 찾거나 탑승하려는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필종 코레일 열차팀장은 “첫날이다 보니 현장에서 확인해야 할 지점들이 있었다”며 “이용객들이 혼선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홍보와 안내를 더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와 양사는 안전과 고객 편의 강화를 위해 시범운행 첫 주 집중 점검을 실시한다. 국토부와 양사 직원이 열차에 직접 탑승해 운영 상황을 확인하고 비상대응체계를 상시 가동한다. 또한 앱·전광판·SNS 등을 통해 운행시간, 정차역, 운임 정보를 제공하고 교차운행 열차 시간에 맞춰 역사에 추가 인력을 배치해 안내를 강화할 계획이다.
다만 넘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대표적으로 예매 시스템이다. 운행이 교차되더라도 예매는 여전히 채널이 갈린다. 수서발 KTX는 코레일 앱·홈페이지(코레일톡 등)에서, 서울발 SRT는 SR 앱·홈페이지에서 예매해야 한다. 현장 창구에서도 구매는 가능하지만 모바일 중심 이용 환경에서 “여전히 헷갈린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수서역에서 만난 한 이용객은 “결국 앱은 두 개를 계속 깔아둬야 하는 것 아니냐”며 “통합을 한다면 예매부터 한 번에 되게 하는 게 가장 체감이 클 것 같다”고 말했다.
열차 증편 등 추가 확대 일정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당분간은 같은 시간대에 하루 1회 왕복 수준의 시범운행이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최소 한 달 이상은 현행 수준의 운행이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토부와 양사는 이번 시범운행 결과를 토대로 통합열차 운행계획을 수립하고 예·발매 시스템 통합과 서비스 체계 일원화, 운임·마일리지 제도 조정 등 후속 과제도 추진할 방침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현장에서 확인된 안내·동선 이슈를 즉시 보완해 이용객 불편을 줄이겠다”며 “좌석 공급 확대 효과와 운영 안정성을 데이터로 검증해 교차운행이 안착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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