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의 안부를 묻다] 벌써 개구리 울음소리 들리는데...

이강운 대기자 2026. 2. 2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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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얼음 아래에서 바짝 붙어 동면하던 한국산개구리가 꼬로록 꼬로록 소리를 내며 짝을 찾고 있다. 보이지 않는 시간들이 차곡차곡 쌓여 이미 계절은 봄!  
동면에서 깬 한국산개구리. (사진 이강운 대기자)/뉴스펭귄

그렇게 추웠던 겨울이었는데 다리 뻗고 앉아서 따뜻한 햇볕 쪼이니 눈이 스르륵 감긴다. 봄이 있다는 것만으로 마음이 놓인다. 겨울 내내 기다렸던 온기를 그리워하며 자연스럽게 밖으로 나간다. 

설렘을 안고 하늘을 보며 봄을 느끼려 해보지만 미세먼지와 황사가 뒤섞인 공기는 봄을 눌러버린다. 전국에 황사 '위기경보'가 내린 22~23일 하늘은 뿌옇고 누렇게 변했다. 마음 놓고 외출을 하지 못하고 겨울잠 자듯 다시 실내로 들어간다.  
미세먼지와 황사.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황사는 몽골과 중국 북부의 건조지대에서 강한 바람이 흙먼지를 일으켜 동아시아로 이동한다. 불청객이긴 했지만 우리 농경사회에서 척박해진 논밭에 외부의 흙이 더해지는 "객토(客土)"의 긍정적 효과도 주었다. 바람이 실어온 미세 토양은 미량원소를 보충했고, 토양의 구조를 변경하는 역할도 하는 자연 순환의 일부였다.

그러나 최근의 황사는 지나오는 길에 중금속과 각종 유해 화학물질을 덧붙여 더 이상 '흙'이 아니라 '오염 덩어리'가 되었다. 

자연의 흙먼지가 인간이 만들어내는 산업 오염물질의 독성과 결합하여 뿌옇게 시야를 가리고, 유해한 화학물질이 호흡기를 통해 인체로 유입되어 호흡기·심혈관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황사 심한 날은 모든 창문과 출입문을 닫아야하고, 실외활동을 피하고, 외출할 경우에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야외 활동을 중단시키는 가장 큰 걸림돌이 되었다. 

사람의 호흡기를 막듯이 황사와 미세먼지는 식물과 곤충의 숨구멍을 막고, 축적된 독성물질이 토양 미생물 군집을 교란한다. 대기오염은 건강뿐 아니라 생태계 기능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농작물 피해, 토양·수질 오염까지 초래하는 광범위한 재난이 되었다.

최근 한반도의 황사 발생 일수는 점점 늘어나고 봄철에만 국한되지 않고 가을과 겨울에도 반복적으로 관측되고 있다. 근본 원인은 발원지인 몽골의 급격한 환경 변화 때문이지만 기후변화로 고온·건조가 가속화 되면서 사막화 확장으로 발생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미세먼지는 황사로만 오지 않는다. 

도로를 뒤덮은 하얀 알갱이. 언뜻 보면 눈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체는 눈을 녹이기 위해 쓰이는 '제설제'다. 겨울철 안전을 위해 사용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눈이 조금만 내려도 대량의 염화칼슘이 살포되고, 눈 예보만 내리면 제설제를 미리 뿌려놓는다.  

무차별적으로 살포하는 제설제가 '화학무기'가 되어 도로의 철제 구조물과 자동차가 부식된다. 토양 염분 농도를 높여 땅 속 미생물 다양성을 감소시키고 식물 뿌리의 수분 흡수를 방해하며 가로수를 말라 죽인다.   
제설제 깔린 도로. (사진 이강운 대기자)/뉴스펭귄 
하천으로 유입된 염분은 양서류·수서곤충과 민물고기의 삼투압 균형을 무너뜨리고 겨울 이후 급격히 높아진 염 농도에 노출되어 수서 생물 개체군 감소로 이어진다. 
멸종위기종 금개구리. (사진 이강운 대기자)/뉴스펭귄
멸종위기종 물장군. (사진 이강운 대기자)/뉴스펭귄

문제는 물과 뭍의 생태계 파괴로만 끝나지 않는다. 이 제설제로 말라 죽은 식물과 흙과 먼지가 뒤엉켜 차량 통행과 바람을 타고 다시 공중으로 떠오른다. 겨울이 끝난 뒤에도 제설제의 미세먼지가 쌓였다 날고, 가라앉았다 다시 날고를 반복한다.  

환경적 피해가 크므로 환경친화적인 제설제를 사용한다하나 설득력은 없다. 환경부가 인증한 '친환경' 제설제는 '염소'가 문제라는 인식에서 비(非)염소계의 제설제를 '친환경'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식물성 원료를 이용하여 생산한 아세트산염은 눈을 천천히 얼게 하거나 녹이는 효과가 소금이나 염화칼슘보다 훨씬 작고 그래서 양을 늘려야 한다. 무늬만 친환경이다. 

앞으로 황사가 더 불규칙하고, 미세먼지가 겹쳐져 생태적으로, 생물학적으로, 산업적으로 큰 재난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고작 황사 위기경보 발령이나 행동 요령을 주문하고, 이름뿐인 '친환경' 제설제'를 사용하며 제 할 일 다 했다고 떠드는 환경부가 한가하게 보인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봄철 황사를 외부 요인 탓으로 설명하곤 한다. 물론 중국·몽골 발 황사의 영향은 분명 존재한다. 날아오는 바람이야 어쩔 수 없지만 도시 내부에서 반복적으로 날아다니는 도로 분진과 제설제 잔재는 관리 가능한 '내부 요인'이다. 제설 정책은 충분히 정교해져야 한다. 

장관은 입만 열면 햇빛 정책이다. "햇빛을 자원으로 삼겠다"며 산업통상부 장관처럼 재생에너지 확대를 말하고, 행정안전부 장관처럼 귀농 인구 유입과 농민 소득을 태양광 발전으로 소득을 올리겠다 말한다. 자기가 할 가장 중요한 일은 환경과 생태 자연인데 통제 가능한 분진 발생 구조와 미세먼지 줄이는 일은 남의 일이다. 

햇빛소득을 말하려면 충분한 햇빛을 받기위해 먼저 햇빛을 가리는 구조적 오염원을 줄여야 한다. 미세먼지는 태양복사를 산란·흡수하여 지표면에 도달하는 일사량을 감소시켜 대기오염이 심한 날은 태양광 발전 효율이 눈에 띄게 떨어진다.

며칠 전 국무회의 때 김성환 장관이 "기후부가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라고 하자 이재명 대통령이 "기후에너지부인데 에너지가 섭섭할 테니 기에부로 부르면 어떠냐"라고 권고하자 그 때서야 기후에너지환경부라고 고쳐 불렀다. 

대통령 곁에 있는 참모들도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실상 '환경부'라는 의미를 대통령에게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 들어 아예 환경부가 없어졌으니 어디 가서 환경을 말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