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해결 못 한 미제살인 274건…열악한 수사 여건 '한계' [장기미제, 끝내지 못한 진실 (중)]
대다수 2000년대 초반 발생한 사건
경찰, 장기간 해결 못 한 사건 위해
'중요 미제살인사건 수사팀' 운영
다만 인력 등 수사 여건 녹록지 않아


[파이낸셜뉴스] 경찰이 피의자를 특정하지 못해 현재까지 남아있는 미제살인사건이 270건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살인은 피해 회복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 사회적 파장이 큰 범죄인 만큼 경찰은 장기미제수사팀을 운영하며 재수사에 나서고 있지만, 한정된 인력과 열악한 수사 여건으로 사건 해결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제살인사건은 2000년대 초반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폐쇄회로(CC)TV 같은 수사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는 등 전반적인 수사 환경이 열악했던 영향이다. 실제 지난 2000년부터 2008년까지 9년간 발생한 미제살인사건은 총 235건으로 전체 미제살인사건의 86%를 차지했다. 이는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최근 9년간 발생한 미제살인이 총 6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장기미제사건 가운데서도 살인 등 강력범죄는 수사가 가장 어려운 분야로 꼽힌다. 사건 발생 당시 인력을 총동원하고도 범인을 특정하지 못한 사건을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다시 수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장 경찰들은 장기미제사건에 대해 "수천에서 수만쪽에 달하는 수사 기록을 재검토하며 단서를 찾아야 하는 만큼 수사 난도는 최상급"이라고 입을 모은다.
사건 발생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나타나는 수사 여건의 변화 역시 장기미제사건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수사 기록이 일부 소실되거나 현장이 훼손된 경우가 많고, 주요 참고인이나 관련자가 사망하는 등 시간이 흐를수록 단서 확보 여건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실제 △대구 총포사 살인사건 △삼전동 일가족 살인사건 △서천 카센터 살인사건 등 대표 장기미제사건도 피의자를 특정할 핵심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로 남아 있다.
다만 현재 인력 규모로는 수사 난도가 높은 미제살인사건을 감당하기엔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각 시·도청 중요 미제살인사건 수사팀 인원은 매년 70명대에 머물렀다. 전국 17개 시·도청 인원을 모두 합한 수치임을 고려하면, 시·도청 한 곳당 미제살인사건을 담당하는 경찰은 평균 4명에 불과한 셈이다.
이마저도 2021년 이후에는 정원을 충분히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미제수사팀 정원은 총 83명이었으나, 실제 현원은 각각 73명, 78명, 77명에 그쳤다. 이후 2024년에는 각종 흉악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전국 시·도청에 형사기동대가 신설되면서 기존 강력계 소속이던 미제수사팀 업무와 직제가 형사기동대로 이관됐고, 별도 정원도 사라졌다. 그 결과 최근 2년간 관련 인력은 각각 71명, 74명 수준에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내부에서도 미제수사팀은 수사 난도가 높고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어려워 선호도가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 경찰 관계자는 "미제수사팀 초기에는 범인을 검거하면 특진이 가능했기 때문에 베테랑 형사들이 많이 지원했고, 해결 가능성이 있는 사건에 대해 집중 수사가 이뤄져 성과도 있었다"며 "하지만 현재 남은 사건 상당수가 해결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수사팀 지원 인원도 예전보다 많이 줄어든 게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이런 여건 속에서 미제수사팀이 오롯이 미제사건만 전담하기도 쉽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제수사팀 사정에 밝은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장기미제사건 특성상 단기간에 해결이 어렵기 때문에 미제사건만 전담해 수사하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다른 업무를 병행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미제사건만 전담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김예지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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