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줄어드는 ‘고로쇠 수액’… 남양주 농민, 수익원 마른다

이종우 2026. 2. 25.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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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 영향, 채취기간 짧아져
일교차 10℃ 미만시 생산량 감소
수동면 작목반 4명중 2명 그만둬

남양주시 수동면 진둔리 영평사 인근에서 수동면 몰골안 작목반원이 고로쇠를 채취하고 있다. 2026.2.25 남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

산간 농민들의 소득원 중 하나인 ‘봄의 전령’ 고로쇠 수액 채취가 시작됐지만, 현장 분위기가 밝지만은 않다. 예년보다 채취기간이 짧아지고 출수량이 줄어든 탓에 한숨만 커지고 있다.

25일 남양주시 고로쇠 농가 등에 따르면 남양주 지역 고로쇠 채취는 축령산·서리산·주금산·철마산 일대 해발 600m 이상 고지대 고로쇠나무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나무에 구멍을 뚫고, 호스를 연결해 산 아래 저장고로 수액을 자동 채취하는 방식이다.

고로쇠 수액은 칼슘과 마그네슘 등 미네랄이 풍부해 피로 회복·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반적으로 경칩(驚蟄) 전후로 채취가 시작된다.

하지만 최근 10년새 재취시기가 2월 초·중순으로 앞당겨지고 수익이 크게 줄고 있다고 주민들은 토로한다. 특히 채취기간이 과거보다 크게 짧아졌다. 4월 초까지 두달가량 되던 채취기간이 한파와 폭설, 일교차가 적은 따뜻한 날씨 등 이상기온으로 인해 20일에서 한달을 채 넘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로쇠는 날씨·기온의 영향을 크게 받아 수액이 전혀 나오지 않는 날도 적지 않다. 낮 기온이 오르거나 일교차 변화가 10℃ 미만으로 적으면 수액 생산이 감소한다.

올해 수동면에선 예년보다 10일가량 앞당겨 지난 14일부터 고로쇠 채취가 시작됐다. 수동면 진둔리 영평사 인근서 고로쇠를 채취하는 작목반 주민들은 “기후변화와 고령화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고 하소연했다. 원유근씨는 “고로쇠는 밤 영하 2~5도, 낮 영상 5~10도로 일교차가 큰 맑은 날에 가장 잘 나오는데, 다음달 10일이면 채취가 끝난다”고 아쉬워 했다.

이 같은 이상기후 영향은 전국적인 현상이다. 진주·거제 등지에선 고로쇠 채취시기가 1월 중순께까지 앞당겨지기도 했고, 지난해 광양에서 채취된 고로쇠 수액은 전년에 비해 30% 가량 줄었다.

이에 고로쇠 농가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수동면 몰골안 작목반 이현숙씨는 30년째 고로쇠 주문·택배 업무를 맡고 있다. 지난해 4명이 작업에 나섰지만 수익이 떨어지면서 2명이 중도에 그만뒀다. 45일 가량의 준비와 채취 과정을 거쳐 이씨가 손에 쥔 돈은 100만원 가량에 그쳤다.

20년 전만 해도 고로쇠 채취는 산골 마을 주민들에게 ‘농한기 효자 소득’이었다. 1인당 400만원 가량을 벌 수 있었지만 지금은 다른 생계를 고민해야 할 처지다.

온난화로 개화 시기가 점차 빨라지면서 채취 가능 기간은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작목반의 한숨이 깊어지는 이유다.

남양주/이종우 기자 ljw@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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