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빨리 찾아온 ‘제주바다 불청객’ 괭생이모자반···벌써 800여t 몰려와

박미라 기자 2026. 2. 25.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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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말부터 괭생이모자반 해안가 밀려들어
이호 삼양해변 제주 북부 해변 중심 유입
경관훼손 부패 때 악취 오염···어민 피해도 커
9일 오후 제주 이호 해수욕장에 쌓인 괭생이모자반. 박미라 기자
9일 오후 제주 이호 해수욕장에 쌓인 괭생이모자반. 박미라 기자

매년 3~4월이던 제주 해안의 ‘괭생이모자반’ 유입 시기가 올들어 1월 말로 앞당겨진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 북부 해안의 피해가 장기화될 우려가 제기된다.

25일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지역 해안에 유입된 괭생이모자반은 884t으로 추정된다. 이중 761t이 수거됐다.

올해 유입량은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10배 이상 많은 수치다. 괭생이모자반은 모자반과에 속하는 해조류로, 참모자반과 달리 먹을 수 없다. 가지에 많은 공기주머니가 달려 있어 암반에서 떨어지면 대규모 군집을 이룬 채 수면 위를 떠다니며 이동한다.

제주도가 괭생이모자반 유입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미관 저해 뿐만 아니라 어업인에게도 심각한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거대한 띠를 형성해 떠다니는 특성으로 인해 선박의 스크루에 감겨 조업과 항해에 지장을 준다. 스크루 고장을 일으키거나 모자반띠를 피하려다 좌초되는 사고도 적지않았다. 항·포구 내 모자반 대량 유입으로 선박 출항 포기, 해녀들의 물질 방해, 양식장 시설물 파손 등 피해 양상도 다양하다.

주요 관광자원인 해안 경관 훼손도 심각하다. 각종 쓰레기와 뒤엉켜 해안을 점령한 모자반은 보기에도 안 좋을 뿐만 아니라 부패 과정에서 벌레가 꼬이고 악취, 유해가스를 발생시켜 환경을 오염시킨다.

괭생이모자반이 조기에 대거 출몰하면서 피해가 커질 우려가 제기된다. 괭생이모자반이 집중 유입되는 곳은 제주시 이호동, 삼양동 등 북부 해안이다. 이달 초 제주시 삼양·이호해수욕장은 넓은 백사장은 이미 괭생이모자반으로 뒤덮인 바있다.

이호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올해는 1월부터 밀려오더니 2월 초부터 양이 급격히 늘었다”면서 “바다환경지킴이들이 모자반 더미에서 쓰레기를 골라내면 중장비를 동원해 치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주로 3~4월에 밀려왔었는데 최근에는 그 시기가 점점 빨라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24일 이호해수욕장에서 만난 바다환경지킴이는 “조류 흐름에 따라 몰려오는 양이 다른 데, 최근 며칠은 그나마 잠잠한 편”이라면서 “지난달부터는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이 밀려왔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제주시 삼양해수욕장 모래사장에 쌓인 괭생이 모자반. 박미라 기자

괭생이모자반이 제주의 ‘불청객’이 된 것은 2015년부터다. 유입량이 많은 해에는 연간 1만t 안팎이 수거되기도 했다 최근 5년간 수거량은 2021년 9755t, 2022년 412t, 2023년 201t, 2024년 921t, 2025년 321t에 달한다.

모자반은 중국 동부 연안에서 발생해 해류와 바람을 타고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립수산과학원이 2015년~2017년 유입된 괭생이모자반을 분석한 결과 중국 저장성 해역인 저우산군도에 분포하는 종과 염기서열이 99.9%이상 동일한 것으로 확인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지난해 발표 자료에서 4월쯤부터 유입되는 모자반은 중국 저장성으로부터 동중국해 중앙부를 거쳐 유입되는 것인 반면 1월에 유입되는 것은 황해 북부에서 남하한 군락 중 일부가 서해의 연안 해류를 따라 이동한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황해 북부 해역은 수온이 낮아 괭생이모자반이 서식하기에 적합하지 않았지만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해 수온이 상승하면서 적합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도는 올해 1월부터 종합처리대책을 수립해 운영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수거한 막대한 양의 모자반을 바이오제품이나 사료, 퇴비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사업도 지원 중이다. 도 관계자는 “수거한 모자반은 농가에 퇴비로 지원하고 있지만, 수거에 드는 행정력과 예산 부담이 크다”며 “해양쓰레기 정화 및 지킴이 운영 등을 포함해 총 164억 원의 예산을 편성해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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