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부 장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만나 “국가 책임 강화···하반기 배상 심의”

정부가 가습기살균제 피해에 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상반기 중 현행 피해구제 제도를 국가배상 체계로 전환하고 하반기에는 개인별 배상 심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25일 오후 서울 중구 제분빌딩에 마련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소통공간’에서 피해자·유족과 만나 “그동안 아픔과 고통을 겪은 피해자와 유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 종합지원대책에 따라 피해자 전 생애에 걸쳐 지원이 충실히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사전신청과 추첨을 통해 선정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20명 등이 참석했다.
지난해 12월24일 기후부는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참사’로 규정하고 그간 행정적 피해구제에 국한했던 정부 역할을 적극적인 배상체계로 전환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 종합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요양급여 등 제한적 구제급여에 그쳤던 지원을 치료비와 위자료, 사고로 인해 잃은 소득분까지 배상하도록 확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대책을 반영한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개정안도 같은 날 국회에 발의됐다. 지난 11일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법안은 이달 내 본회의에서 의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변화는 2024년 6월 대법원이 가습기살균제 피해에 대한 국가 책임을 인정한 데 따른 것이다. 법원은 가습기살균제 제조업체뿐 아니라 화학물질 유해성 심사를 불충분하게 한 정부에게도 피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1994년부터 판매된 가습기살균제 제품이 폐 손상을 일으킨 사건이다. 2011년 당시 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의 역학조사를 통해 가습기살균제와 피해자 폐 손상 간의 인과관계가 최초로 확인됐다. 피해자들은 기업과 국가를 상대로 2014년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제조업체 책임은 인정했지만 국가 배상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2024년 2월 2심 판결에서 국가 책임이 처음으로 인정됐고, 그해 6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기후부는 올해 상반기 내에 기후부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위원회를 국무총리실 산하 배상심의위원회로 전환하는 등 배상 체계를 다듬고, 하반기부터 배상 심의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피해자와 유족들은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했거나 피해 등급이 낮게 책정된 경우에 대한 해결을 요구했다. 김 장관은 “기왕에 국가가 책임을 인정하고 배상하기로 했으니 (가습기살균제와 질병간) 인과관계를 적극적으로 해석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피해 등급이 낮아 억울한 분들은 기후부 내 전문가들이 (재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조력하게 해달라”고 지시했다.
기후부는 간담회 개최 결과를 ‘가습기살균제 피해지원 종합누리집(www.healthrelief.or.kr)’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31일까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로 구제신청을 한 8050명 중 정부로부터 피해 인정을 받은 이들은 5971명이다. 이 중 1396명이 사망했다.
오경민 기자 5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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