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배터리·전기차 보조금에 중국 “불공정”…WTO 분쟁 패널 열린다
중국 측 요청으로 WTO 분쟁 해결 패널 설치
인도 전문가 “중국 보라”며 보조금 확대 요구

인도의 배터리·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두고 중국과 인도가 세계무역기구(WTO)에서 본격적으로 맞붙는다. WTO는 24일(현지시간) 중국 측 요청에 따라 인도의 보조금 정책을 조사할 분쟁 해결 패널(전문가 심사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인도 정부의 배터리, 자동차, 전기차 지원 정책이 외국 기업을 차별한다며 WTO에 제소 절차의 첫 단계인 분쟁 협의를 요청했다. 중국은 10월 상무부 대변인 명의 논평을 통해 “인도의 관련 조치는 자국 산업에 불공정한 경쟁 우위를 제공해 중국의 이익을 침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인도의 정보통신기술(ICT)과 태양광 제품에 대해서도 WTO에 분쟁 협의를 요청했다.
중국과 인도는 지난달까지 두 차례 협의를 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중국은 패널 설치를 요구했으나 인도의 반대로 무산되자 다시 패널 설치를 요청했다. DSB는 WTO 규정에 따라 이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인도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10월 제출한 소장에서 인도의 생산 연계 인센티브(PLI) 제도, ACC(첨단화학전지) 배터리 저장장치 개발을 위한 국가 프로그램, 자동차 부품 산업 PLI 및 전기차 제조 촉진 계획 세 가지를 문제 삼고 있다.
인도는 제조업 육성을 위해 2021년부터 5년 간 총 14개 분야에 1조9700억루피(약31조원)를 성과에 연동한 보조금을 지급했다. 이 가운데 ACC 배터리 저장 장치에는 1810억루피(약 2조8000억원),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분야에는 2593억8000만루피(약4조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인도는 이에 더해 2024년 글로벌 전기차 업체 생산 시절 유치에 적극 나서는 정책을 확정했다.
‘보조금을 지급해 불공정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외국 기업을 차별한다’는 주장은 EU가 중국에 제기해 오던 단골 불만이었다. PLI는 성과가 미진하다는 비판도 받았으나 인도 전문가들은 중국을 예로 들며 꾸준한 추진을 주문했다.
인도 정책 전문가 프라산나 카르틱은 지난해 9월 자국 싱크탱크 ORF에 실린 기고에서 “중국 제조업체들은 토지, 전력, 물류, 신용 등에 대한 막대한 보조금을 받았다”며 “중국은 제조업 역량으로 무역 협상에서 강력한 협상력을 발휘했고 고용으로 수억명을 빈곤에서 구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는 중국 모델을 모방할 수도 없고 모방해서도 안 되지만 국가의 장기적인 제조업 지원이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는 교훈은 반드시 배워야 한다”며 PLI 확대를 주문했다.
지난해 기준 중국의 세계 제조업 점유율은 31%를 넘어서지만 인도는 2.9%에 불과하다. 2024~2025년 인도의 대중국 수출은 142억5000만달러(20조원)이며 수입은 1134억500만달러(162조원)로 무역적자는 992억달러(142조원)에 달한다. 다만 넓은 시장과 공학 분야 우수한 인재는 인도와 중국의 유사점으로 꼽히며 ‘친서방’ 인도는 글로벌 기업들의 ‘탈중국’ 수혜를 입고 있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과잉 생산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해외 시장을 확대하려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WTO 제소 절차에 착수했다며 “패널 절차가 개시될 경우 수 개월이 소요될 수 있고 이는 아시아의 두 주요 경제국 간 긴장이 상당히 고조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뉴인디안익스프레스, 더이코노믹타임스 등 여러 인도 매체들이 미국이 WTO에서 중국의 자국 기업 보조금 지급을 언급하며 패널 구성에 반대했다고 전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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