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공시, 2028년부터 단계적 시행…‘스코프3’ 3년 유예, 산재 등 정책공시는 제외

금융당국이 2028년부터 연결자산총액 3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로드맵을 내놨다. 공급망 등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출하는 ‘스코프3’ 공시는 3년 유예해 2031년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5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4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열고 ESG 공시 로드맵 초안을 공개했다. ESG 공시는 기업들이 탄소배출량 등 지속가능성 관련 지표를 의무적으로 공개하게 하는 제도다. 금융당국은 당초 지난해부터 자산 2조원 이상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공시를 의무화할 계획이었지만 기업들 반발에 시행을 미뤄왔다.
금융위 로드맵은 2028년 연결자산총액 3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기업(58개사, 약 6.9%)부터 공시를 시작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당국은 2029년부터 대상을 연결자산총액 10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추가적인 확대도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공시는 우선 거래소 공시로 운영하고, 제도가 안착된 뒤 법정 공시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스코프3 공시는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 2031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ESG 공시 의무화 시점보다 3년 뒤로 유예한 것이다. 이는 공급망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 측정에 어려움을 토로해온 기업들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공급망에 포함된 중소기업들의 부담도 고려해 소기업이면서 고탄소 배출 업종이 아닌 업체들은 공시에 포함하지 않도록 했다.
금융위는 다음달 말까지 업계와 시민사회 의견을 들은 뒤 로드앱을 4월 중 확정할 예정이다. 기업 목소리를 대폭 반영한 만큼 시민사회의 비판이 나왔다. 기후정책 싱크탱크 녹색전환연구소는 성명에서 “스코프3는 기업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평균 70~90%를 차지하는 핵심 영역이라 이를 제외하면 기후 영향을 평가하기 어렵다”며 “일본이나 호주가 유예 기간을 1년으로 정한 것을 고려하면 국제 기준과의 정합성을 유지하겠다는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날 ESG 공시 기준에 대해서는 확정된 안을 내놨다. 국제적으로 기준이 확립된 기후 공시부터 먼저 의무화하고 이와 직접적으로 연계되지 않은 환경 문제나 사회, 지배구조 항목은 의무가 아닌 선택공시를 허용했다.
특히 산업재해나 인권경영 등과 관련이 있는 정책공시의 경우 국제적으로 관련 기준이 마련될 때 다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제적 기준이 없는데 국내에서만 시행한다면 국내 기업에 ‘역차별’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기업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국은 이날 기후금융 활성화 방안도 발표했다. 2035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올해부터 10년간 790조원 규모의 기후금융을 공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고탄소 산업·기업이 저탄소·친환경 구조로 전환하도록 지원하는 ‘한국형 전환금융’을 도입하기 위한 가이드라인도 내놨다.
금융위는 향후 현장에서 ESG 공시가 안착되고 기후금융 공급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실무 워킹그룹을 구성·운영할 계획이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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