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기원, 동물 전파 가장 유력"…실험실 유출 가설 결론못내

조가현 기자 2026. 2. 25.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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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과학자문그룹 네이처 기고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나타낸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신종 병원체 기원 과학자문그룹(SAGO) 1기 위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으로 동물 전파 가설이 과학적으로 가장 타당하다고 밝혔다. 실험실 유출 가설은 관련 정보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24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SAGO 1기 위원 23명의 공동 기고문이 실렸다. 27개국 27명으로 출범한 1기는 중간 사임자 1명을 제외하고 약 3년 반간 활동했으며 지난해 6월 WHO 사무총장에게 최종 보고서를 제출하고 10월 임기를 마쳤다.

기고문에는 의견을 같이한 23명만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나머지 3명은 실험실 유출 가설을 평가하지 않기로 한 결정에 반발해 참여하지 않았다. 저자들은 기고문이 WHO의 공식 입장이 아님을 명시했다.

기고문에 따르면 78쪽 분량의 보고서는 동료 심사를 거친 과학적 증거 대부분이 동물 유래 가설을 지지한다고 결론 냈다. 다만 추가 데이터가 확보되기 전까지 바이러스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인간 집단에 유입됐는지는 확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원인 바이러스(SARS-CoV-2)와 유전적으로 가까운 계통은 동남아시아 박쥐에서 발견됐다. 2013년 중국에서 확인된 박쥐 바이러스 ‘RaTG13’은 유전체의 96.1%, 2020년 라오스에서 확인된 ‘BANAL-52’는 96.8%를 공유한다. 중국·동남아 박쥐에서 순환하던 유사 바이러스가 중간숙주를 거치거나 직접 인간으로 전파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우한 화난수산시장도 초기 전파·확산의 주요 거점으로 지목됐다. 2019년 12월 초기 환자 60% 이상이 시장과 역학적으로 연관됐고 두 가지 유전 계통이 동시에 확인된 점은 시장 유입 이전부터 동물 내에서 바이러스가 진화했음을 뒷받침한다. 시장 환경 시료 분석에서는 너구리개·대나무쥐·사향고양이 등 감수성 있는 야생동물의 흔적도 확인됐다.

실험실 유출 가설은 평가에 필요한 정보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WHO가 우한 연구기관의 직원 건강 기록, 생물안전 프로토콜, 독립 점검 자료 등을 반복 요청했으나 충분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 

유전공학적 조작 가설과 해외 수입품을 통한 유입 가설도 현재까지의 증거로는 판단할 수 없없다. 

기고글에서 SAGO 1기는 화난시장에 동물을 공급한 유통 경로와 불법 거래 가능성, 관련 연구실에 대한 독립적 국제 조사, 동아시아·동남아시아에서의 유전체 감시 지속 등을 촉구했다. 아울러 "질병의 기원을 규명하는 일은 시간이 지날수록 어려워진다"며 관련 정보를 보유한 연구자·과학자·각국 정부가 데이터를 WHO와 차기 SAGO에 제공해 줄 것을 거듭 요청했다. 

2022년 말 기준 사망자 2000만 명 이상, 세계 경제 손실 최대 16조 달러(2경2888조원)로 추산되는 코로나19의 기원을 밝힐 수 있는 것은 정치적 추측이 아닌 엄격한 과학적 연구뿐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참고자료>

- doi: 10.1038/d41586-026-00530-y

[조가현 기자 ga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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