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재 인천공항 사장 “직원·조직 위해 사퇴...지방선거 불출마”

지홍구 기자(gigu@mk.co.kr) 2026. 2. 25.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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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간담회서 사퇴 배경 밝혀
경영평가 등 고려해 중도 사퇴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2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사퇴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지홍구기자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이재명 정부의 점점 강해지는 사퇴 압력에 직원들이 너무 많이 시달리고 피해를 봐 사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예상을 깨고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는다”면서 이번 중도 사퇴와 지방선거 출마를 연결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24일 사직서를 낸 이 사장은 26일 퇴임식을 한 뒤 이재명 대통령이 사직서를 수리할 때까지 휴가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사장은 25일 인천공항에서 열린 출입 기자와의 간담회에서 임기 4개월을 남기고 사직서를 내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 사장은 “작년 11월부터 사퇴 압박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12월 중순 대통령 업무보고 때 외화밀반출 책갈피 논쟁 때만 해도 이러다 말겠지 했다”면서 “그러나 퇴임 이후 정기인사 시행, 수년간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4건의 특정감사 진행, 부사장 퇴임 보류, SPC(특수목적법인) 상임이사 임명 보류 등 압박 강도가 점점 심해져 이대로 가다가는 경영평가에서도 보복당할 것 같다는 판단이 들어 사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제 잘못이 있다면 해임하라고 했는데, 해임은 안 하고 직원들을 괴롭히고 있다”면서 “제가 떠나야 직원과 조직이 보호될 수 있어 제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역할로 사퇴를 결심했다”고 했다.

이 사장은 지난해 12월 국토부 업무보고 때 이 대통령이 책갈피를 통한 외화밀반출 가능 여부를 지적한 이후 이 대통령과 논쟁하게 된 점을 소환하며 “(대통령) 참모들이 잘못 보고를 해서 대통령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결과가 됐고,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외화밀반출 검색 업무 소관과 관련해 인천공항에 위탁했다고 대통령이 주장했는데, 잘못된 보고를 받은 거다. 그래서 공항 업무가 아니라고 말하니까 책임을 다하지 않는 도둑놈 심보라고 했는데 이것은 참모들이 잘못 보고를 드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인천공항 소관 업무가 아니라고 해서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전 세계에서 외화밀반출 등을 가장 잘 잡아내는 곳이 인천공항”이라면서 “대통령께서 대안으로 전수조사 검색을 말했는데 대통령실, 관세청, 국토부, 공항 관계자 회의 결과 불가능 하다고 판단했다. 참모 조언을 잘 못 받은 대통령이 한 말씀에 대해 누구 하나 사과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특히 국토부와 대통령실의 정기인사 중단 요구에 대해 “직원 인사권은 공사 사장의 고유 권한으로 경영권 행사의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면서 “직원의 지난 1년을 평가해 실시하는 승진 등의 보상을 다른 사람에게 평가하고 주라고 것은 올해 인사를 하지 말라는 뜻이고 침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 사장은 “인천공항은 지금까지 들어간 건설비 18조원 가운데 82%인 14조8000억원을 자체 조달하고, 배당금·국세·지방세 등 1조원의 재정기여를 하는 우량 공기업이자 4년 연속 세계 최초로 고객경험 인증을 받은 곳”이라면서 “국민과 대한민국의 자부심인 인천공항을 정부와 정치권이 함부로 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국토부는 지원하는 기관이 돼야 한다”고 희망했다.

또한 2024년 말 완공된 4단계 확장 시설이 2030년 포화 상태에 이르는 점을 우려하며 “작년 말 수립돼야 할 제7차 공항개발종합계획에 반드시 5단계 사업이 포함돼 지금이라도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다.

이 사장은 대통령이 공공기관 사장과 임기를 같이 하기를 원한다면 정권 교체기 마다 반복되는 공기업 사장의 중도 사퇴 논란이 반복되지 않도록 법을 개정해 임기를 맞춰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 전까지는 “공기업 사장의 임기는 지켜지고 보호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코로나19 위기 극복, 항공정비(MRO) 단지 준공, AI 대전환 선포, 혁신 허브 추진, 성공적인 4단계 확장, 세계 3위 여객운송(그 전엔 5위), 세계 최초 4년 연속 고객경험 인증, 역대 최고 해외 사업 수주, 항공사 터미널 재배치를 통한 혼잡도 개선 등을 성과로 들었다.

이 사장은 “인천공항이 이렇게 많은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건 공사 임직원과 자회사, 항공사, 조업사, 상주기관 등 모든 공항 가족이 헌신적으로 노력한 결과”라면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임직원과 3년 가까이 일할 수 있어 행복했고, 진심으로 고마웠다”고 했다.

국민의힘 3선 의원 출신인 이 사장은 윤석열 정부 때인 2023년 6월 임기 3년의 제10대 인천공항공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역대 인천공항 사장 10명 중 인천 출신은 이 사장이 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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