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티켓을 35만원에… BTS 광화문 콘서트, 암표·사기에 ‘몸살’
‘아옮·팔옮’ 꼼수 제안

“A-4 구역 7n번 +35.”
25일 오후 소셜미디어(SNS) 엑스(X)에 ‘BTS 광화문’을 검색하자 이 같은 문구가 적힌 게시글이 나왔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여는 컴백기념 무료 콘서트 티켓을 35만원에 팔겠다는 뜻이었다. 같은 내용의 글이 수십 건 올라와 있었다.
한 X 계정은 “스탠딩 A-3 20만원, 지정석 B-1 15만원”이라며 카카오톡 오픈채팅 링크를 남겼다. 일부 게시물은 이미 ‘양도 완료’ 표시가 달려 있었다.
35만원짜리 티켓을 문의해봤다. 판매자는 “입금은 오픈채팅 송금으로 하면 된다”며 예매 내역 사진 두 장을 보냈다. 송금을 미루고 추가 질문을 이어가자, 판매자는 이내 인증 사진을 모두 삭제했다.

◇콘서트 예매 끝나자마자 재판매 글 쏟아져
BTS가 군 복무 등으로 약 3년 9개월 만에 완전체로 컴백 콘서트를 여는 가운데 암표와 티켓 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수사 당국이 대응에 나섰지만, 팬들 사이에서는 자정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BTS는 다음 달 21일 오후 8시부터 약 1시간 동안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BTS 컴백 라이브: ARIRANG’ 공연을 펼친다. 좌석은 총 1만5000석 규모로 콘서트 티켓값은 무료다. 이 중 2000석은 팬 대상 추첨 방식으로 지난 15일 마감됐고, 나머지 좌석은 선착순 방식으로 23일 예매가 종료됐다.
문제는 콘서트 예매가 끝난 뒤부터 SNS를 중심으로 좌석 양도나 재판매를 하겠다는 게시물이 쏟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판매 글은 대부분 “지정석 B-20 n번 양도합니다. +10 네고(협의) 가능” 등 좌석 정보와 가격이 적혀 있었다. 사기에 대한 우려를 덜려는 듯 “모든 인증 가능”이라는 문구를 덧붙인 게시물도 있었다. 해외 팬 수요를 겨냥해 “Foreign ok(외국인 가능)”라며 해외 팬 거래를 유도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해외 팬인 척 판매자에게 연락하자 1분 만에 “티켓이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러나 정확한 좌석 위치와 예약 번호를 묻자 “구매 후 알려주겠다”며 답을 피했다. 안전한 거래인지 재차 확인하자 “‘아이디 옮기기(아옮)’가 100% 성공을 장담할 수는 없지만, 성공하면 입장에 문제없다”고 했다.

◇현장 신분 확인 피하기 위한 ‘꼼수’도
판매자들은 거래 방식으로 ‘아옮’ ‘팔옮(팔찌 옮기기)’ 등을 언급했다. 공연 당일 현장에서는 예매 내역을 확인한 뒤 입장 팔찌를 배부하고, 예매 계정 명의와 신분증을 대조해 동일인 여부를 확인한다. 암표를 막기 위한 조치다.
아옮은 접속자가 적은 시간대에 판매자가 예매를 취소하면 구매자가 즉시 재예매하는 방식이다. 제3자가 취소표를 선점할 가능성이 있어 거래가 실패할 수 있다.
팔옮은 현장에서 수령한 입장 팔찌를 구매자에게 물리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팔찌는 한 번 떼어내면 재부착이 어렵게 설계돼 있지만, 온라인에는 건당 1만원 안팎을 받고 이전을 대행해 준다는 업체도 활동 중이다. 일부 게시물에는 “팔옮 업체 구해오세요”, “현장 도움 포함” 등의 문구도 적혀 있었다.

일부 계정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해 티켓을 확보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도 보였다. 이번 예매는 ‘1인 1매’가 원칙이었지만, 판매자 중 절반가량은 여러 장의 티켓을 판매 중이었다.
판매자가 미성년자로 추정되는 경우도 있었다. 결제 방식으로 카카오페이 송금이나 계좌 이체를 요구했는데, 제시된 계좌번호로 송금을 시도하자 입금자명 옆에 ‘(MINI)’라는 문구가 떴다. 이는 카카오뱅크 미성년자 고객 계좌임을 뜻한다.

◇경찰·플랫폼 차단 나섰지만 ‘한계’… “자정 노력 필요”
BTS 완전체 복귀를 고대했던 일부 팬들은 암표나 티켓 사기가 축제 분위기를 깰까 걱정했다. 직장인 김모(32)씨는 “오랜만의 복귀라 기대가 컸는데 정작 팬이 아닌 장사꾼이 더 신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과 업계에서도 예의주시 중이다. 지난 23일 경찰은 BTS 공연 관련 대리 구매·대리 티켓팅, 티켓 사기 등을 감시 중이라며 34건의 게시글에 대해 삭제·차단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국내 최대 티켓 양도 플랫폼 티켓베이도 24일 무료 배포 티켓 및 초대권 판매를 금지한다고 공지했다.
다만 SNS를 통한 개인 간 거래가 횡행하면서 이를 모두 차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면서도 “무료 콘서트 취지에 맞게 고액의 암표를 사지 않는 자정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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