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뺑뺑이’ 막는다…중증환자 이송병원, 광역상황실이 선정

손경호기자 2026. 2. 25.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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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전화 섭외 대신 상황실이 병원 수용능력 확인
중증은 직접 선정·경증은 간소화…우선수용병원도 운영
광주·전북·전남 3월부터 시범사업…하반기 전국 확대 검토

정부가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미수용)'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119구급대가 현장에서 병원마다 전화를 돌려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이 중증 환자의 이송 병원을 직접 선정하는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 골자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건복지부와 소방청은 25일 광주광역시, 전북특별자치도, 전라남도에서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간 시범사업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도서·산간 등 응급의료 취약지역이 많고, 지역 단위 응급의료 협력체계를 비교적 신속히 가동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대상지를 정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응급환자 이송 체계를 표준화하고, 현장 혼선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 중증은 상황실·경증은 119…이송 절차 이원화

이번 개편의 핵심은 환자 중증도에 따라 이송 결정 권한을 분리한 것이다.

중증응급환자(pre-KTAS 1~2)가 발생하면 119구급대는 환자 상태 정보를 광역상황실과 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 실시간 공유한다. 심정지나 중증외상 등 최중증 환자는 사전 지침에 따라 지정 병원으로 즉시 이송된다.

그 외 중증 환자는 광역상황실이 병원별 중환자실·수술실 등 의료자원 현황과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한 뒤 이송 병원을 정한다.

만약 병원 선정이 적정 시간을 넘겨 지연될 경우에는 사전에 합의된 '우선수용병원'으로 우선 이송해 안정화 처치를 받도록 하고, 이후 전원이 필요하면 119가 재이송을 전담한다. 병원 선정 부담을 구급대에서 덜어내겠다는 취지다.

경증 환자에 대한 절차도 간소화된다. 비교적 경증인 pre-KTAS 4~5등급 환자는 별도의 수용 문의 없이 지침과 병원 자원 현황을 고려해 곧바로 이송한다.

다만 상태가 급격히 악화할 가능성이 있는 3등급 환자는 예외적으로 사전 정보 공유와 수용 여부 확인 절차를 거친다.

수지접합, 소아, 분만 등 저빈도·고난도 질환의 경우에는 인근 시·도 의료자원까지 포함한 진료 가능 병원 목록을 마련해 상황별 이송 체계를 보완할 방침이다.

 

◇ "강제 지정 아니다"…사법 리스크 우려 관리

정부는 이송체계가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도록 정보 공유 체계도 강화한다. 119구급스마트시스템을 통해 구급대가 현장에서 파악한 환자 정보를 병원과 광역상황실에 즉시 전달하고, 병원의 중환자실·수술실·MRI·CT 등 의료자원 현황도 주기적으로 정비해 수용 능력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병원이 수용을 거부할 경우에는 사유를 보다 구체적으로 밝히도록 하고, 질환별 수용 곤란 여부를 사전에 공유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응급환자를 적정 병원으로 신속히 이송하고, 응급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합리적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관계 기관이 함께 지역별 이송 지침을 만들고 실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의료계 일각에서 제기된 '이송 병원 강제 지정' 우려에 대해서는 "응급환자 의료사고에 대한 책임 완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시범사업에 즉시 적용하기는 한계가 있다"며 "사법 리스크가 문제되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시범기간 동안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이송시간 증감률, 재이송률, 최종 치료 결과 등을 점검하고, 결과를 토대로 하반기 중 전국 확대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 지정 기준 보완과 추가 확충도 병행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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