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현보 설교는 개혁주의 정신 벗어나는 '타락한 설교'…예장고신 회개해야"

안디도 2026. 2. 25.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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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모 "이념의 시대, 개혁주의 설교의 본질과 한계" 토론회
"권위주의적 언어와 겹치거나 공감 없는 정죄는 오해받을 수 있어"
"정책이 신앙에 위배되면 대항해야 하지만, 손 목사 설교는 혐오만 표출"
참석자들 "교단이 먼저 회개하고 사죄해야"

[뉴스앤조이-안디도 기자] 손현보 목사(세계로교회) 등장 이후 신학적 보수성을 엄격하게 지켜 온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예장고신·최성은 총회장)이 흔들리고 있다. 손 목사를 위시한 예장고신 중진 목회자·장로들로 구성된 고신애국지도자연합(고애연)은 대정부 투쟁에 앞장서는 핵심 단체가 된 지 오래다. 강단에서 좀처럼 정치 얘기를 하지 않으려 했던, 예장고신에 일어난 중대한 변화다.

손 목사가 예장고신의 전통인 개혁주의 신학과 정신을 변질시켜 왔다고 지적해 온 고신을사랑하는성도들의모임(고사모)은 지난 1년여간 손 목사를 비롯한 교단 내 극우 세력에게 꾸준히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민주당을 지지하라거나 민주당 비판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이재명은 끝이다" 같은 정치적 목소리를 강단에서 설교로 설파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손 목사나 고애연은 오히려 고사모를 비판하고 이들을 '좌파 세력'이라고 치부해 왔다. 오히려 그간 '보수 신학'을 함께 외쳐 왔던 목사·신학자들조차 손현보 목사 곁에서 함께 목소리를 내고 있는 형국이다.

고사모는 2월 23일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에서 강단 위 정치적 설교에 대해 고민하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개혁주의'를 표방하는 예장고신이 강단 위 정교분리 원칙을 훼손하는 현상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고, 양극화 시대에 어떤 설교를 해야 하며, 교단과 교계를 분열시킨 손현보 목사에 대해 어떤 조치를 해야 하는지 등을 토론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설교의 본질이 무엇인지, 교단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등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뉴스앤조이 안디도

발제를 한 이세령 목사(복음자리교회)는 토론에 앞서 설교란 무엇인지 정의했다. 그는 지난해 예장고신 총회가 손현보 목사 구속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하려 하자 "(손현보 목사가) 선거법 위반한 사실에 대해 먼저 '교회가 잘못했다. 반성한다. 나라의 법을 지키지 못했다'고 이야기해도 모자랄 판에 지금 뭘 하자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세령 목사는 "개혁파 전통은 설교를 단순한 '성경 해설' 이상의 것으로 규정한다. 성경을 설명하는 강연이 아니라 교회가 예배 가운데 성경이 증언하는 그리스도를 선포하는 말씀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설교란 "성경 본문 속에서 제대로 복음을 발견하고 오늘 자신이 속한 시대 상황의 언어로 번역해 회개와 믿음에 이르도록 만들어 가는 작업"이라고 규정했다.
발제를 맡은 이세령 목사는 설교는 반드시 복음으로 수렴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앤조이 안디도

이념의 시대에서 개혁주의 설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기서 한계는 개혁주의 설교가 틀렸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념의 시대 환경 속에서 개혁파 설교가 특히 취약해질 수 있는 지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로는 △윤리적 구별이 이념의 언어로 오해될 위험이 있고 △하나님의 주권, 질서 등이 사회의 권위주의적 언어와 겹칠 때 설교가 오해받을 수 있으며 △설교가 공감 없이 상대를 정죄할 경우 비난으로 들릴 위험 등이 있다고 말했다.

이세령 목사는 복음에 근거한 설교를 하려면 "상황은 말하되 복음으로 번역하는 능력 회복"이 필요하다며 △현실에서 출발하되 현실에 종속되지 않을 것 △반드시 복음으로 수렴할 것 △구별과 포용을 동시에 잡아 배제와 혐오가 아닌 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한 구별을 할 것 △생명의 언어를 회복할 것 등을 제안했다.
임민철 목사는 손현보 목사 설교를 '설교의 타락'이고 혐오 표출이라고 비판했다. 뉴스앤조이 안디도

토론자로 나선 임민철 목사(고양예심교회)는 '강단의 변질' 현상을 이끈 손현보 목사의 설교가 복음적이지 않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손현보 목사 설교는 한 마디로 '설교의 타락'"이라면서 "그의 설교에서 본문은 단지 자신의 주장을 돕기 위한 들러리가 된다. 본문을 읽고 나서 내용은 극우 기독교 편향으로 나아간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손현보 목사의 정치적 설교는 복음, 그리스도, 하나님의 나라 어디에도 수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임 목사는 "정책이 하나님의 뜻에 위배되면 이에 대항해야 한다. 교회의 선지자적 기능으로서 설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그런데 이념 편향의 설교는 혐오 표출이다. '이재명이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결코 설교가 될 수 없다. 발제자가 말한 대로 구별하여 살리는 것, 살리면서 구별하는 설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5년 1월 19일 손현보 목사가 설교 중 교인들과 외친 구호. 세계로교회 유튜브 갈무리

이날 참석자들은 패널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정병오 공동대표는 "손현보 목사가 설교를 (마음대로) 선포하고 있지만 제재가 안 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개혁주의 전통에서 설교는 설교자에게 맡겨진 절대 권력인가. 노회나 교단 차원에서 통제할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세령 목사는 "목사의 모든 행위는 당회에 속한다. 설교 또한 당회 관할에 있다. 당회와 목사가 노력해 공교회적 설교의 가치를 잘 구현해야 한다"면서 "이론적으로는 항상 심플하다. 단순한 길을 가고 지켜 내면 (무엇이든지)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병오 대표가 개혁주의 설교와 예장고신의 회복 방안을 질문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안디도

손현보 목사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 예장고신 교단을 향한 쓴소리를 한 교인들도 있었다. 하나두레교회 김재수 집사는 "교단 개혁을 많이 외친다. 하지만 거꾸로 퇴보하는 상황이다. 현재 교단 구조를 보면 왜 존재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 자정 능력이 없다. 손현보 씨가 자기 사욕을 채우고 있는데 교단이 동조하며 역할과 정체성을 상실해 버렸다"고 말했다.

예장고신 장로라고 밝힌 한 참석자는, 손현보 목사 문제는 일부 목사의 일탈이 아닌 한국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큰 문제라면서 "한국교회가 (국민에게)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여의도 광장과 광화문 광장에서 잘못된 정치 이념으로 복음을 변질하는 시대 앞에서 우리 예장고신 교단이 먼저 회개하고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사모는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예장고신 교세가 강한 영남 지역에서도 토론회를 이어 갈 예정이다. 고사모는 한국교회 설교와 정치 참여의 문제, 그리고 이념의 도구로 전락한 설교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지역 목회자들과 논의하며 대안을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국 순회로 진행한다. 3월 5일에는 대구광역시에서, 3월 26일에는 부산광역시에서 토론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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