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앞두고 하청노조 힘 빼기? “위에서 회유해보라고”
[앵커]
다음 달부터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협력업체, 즉 하청 노동자들이 원청과 직접 교섭할 수 있는 길이 열리죠.
큰 변화가 예상되는데, 이런 상황에서 협력업체 직원들이 노조를 탈퇴하라는 회유를 받은 정황이 드러나 정부가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송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기아차의 레이와 모닝을 위탁받아 생산하는 동희오토는 생산직 직원 1,200여 명 중 대다수가 협력업체 소속입니다.
다음 달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원청 동희오토와 직접 교섭할 길이 열립니다.
이 때문에 최근 금속노조 소속 하청노조 가입자는 200여 명으로 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초 한 협력업체 관리자가 노조 조합원에게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협력업체 관리자-직원 면담/지난달/음성변조 : "말하기가 좀 그렇지만, 명단이 나왔어요. (명단이 나왔다고요? 어떤 명단을 말씀하시는 건지?) (노조) 가입한 명단이…. (그래요?) 거기서 ○○씨 성함이…. (예?) ○○ 씨 성함이 나왔거든요. 회유해 보라 해가지고…저는 위에서 시키니까 또 해야 하는 거고."]
특정 노조 조합원을 콕 집어서 면담하고, 노조 탈퇴를 요구했습니다.
[A 씨/당시 면담 하청업체 직원/음성변조 : "제 입장에선 일단은 당황하고 (압박감을) 느꼈죠, 그런 부분을. 어쨌든 제가 잘못한 건 아니니까 당당하게 (가입했다고) 이야기하고…."]
다른 협력업체 관리자들도 조합원 회유에 나섰습니다.
"탈퇴할 때까지 감시하겠다"고 압박하거나 "가입돼 있으면 탈퇴한다"는 내용의 황당한 각서를 요구한 정황도 확인됐습니다.
조직적으로 개별 면담이 이뤄진 뒤 실제 조합원 수는 70여 명 넘게 줄었습니다.
[심인호/금속노조 동희오토 분회장 : "11개 (하청) 업체가 동시적으로 '(노조 가입) 리스트가 있다', '리스트가 내려왔다', 이렇게 면담을 하는 거로 봤을 때는 동희오토 원청이 지시를 한 것이다, 라고 확신할 수밖에 없습니다."]
고용노동부가 최근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동희오토 측은 노조 탈퇴 개입에 관해 묻자 사내 협력사 내에서 벌어진 일로 자신들과 무관하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송락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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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락규 기자 (rockyo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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