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청 명당자리 꿰찬 ‘인형뽑기방’…2년 새 30% 증가

단돈 천원으로도 즐길 수 있는 '인형뽑기방'이 최근 제주지역 대학가, 번화가 등에 빠르게 들어서는 가운데, 청소년의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5일 양 행정시에 따르면 도내 인형뽑기방 등 청소년게임제공업소는 2023년 41곳, 2024년 41곳, 2025년 48곳, 현재 53곳으로 집계됐다.
2024년까지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2025년부터 증가세로 돌아섰고, 올해 들어서만 벌써 5곳이 새로 문을 열었다.
제주시청과 연동 누웨마루, 칠성로 등 청소년을 비롯한 유동 인구가 많은 번화가에서는 인형뽑기방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25일 오전 10시께 찾은 제주시청 인근 한 인형뽑기방 내부에는 휘황찬란한 조명이 번쩍이는 뽑기 기계 수십 대가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평일 이른 시간임에도 책가방을 멘 학생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학생들은 각자 마음에 드는 인형 앞에 서서 기계에 현금을 넣거나, 능숙하게 카드 결제를 하며 게임을 즐겼다.
이곳에서 만난 김모양(12)은 "올 때마다 새로운 인형이 들어와서 시내에 놀러 오면 친구들과 한 번씩은 꼭 들르게 된다"며 "집에 전에 뽑은 인형이 네 개나 있지만, 뽑기 자체가 재미있어서 자꾸 하게 된다"고 말했다.
해당 인형뽑기방은 얼마 전까지 뷰티·건강기능식품 등을 판매하던 대형 드러그스토어가 있던 건물에 2~3층 규모로 들어섰다. 제주시청 대학가 대로변에 위치해 있고 바로 앞에 횡단보도가 있어 상권 내에서도 이른바 '명당'으로 꼽히는 자리다. 올해 새로 문을 연 또 다른 인형뽑기방 역시 제주시청 대로변 횡단보도 바로 앞에 자리 잡고 있으며, 화려한 인테리어로 시선을 끌고 있다.

하지만 업소가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청소년의 사행심과 과몰입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인형뽑기방은 모든 연령이 이용 가능한 '청소년게임제공업'으로 분류된다. 다만 집게 세기 조절 등을 통한 확률 조작 가능성과, 소액으로 반복 도전을 유도하는 구조 때문에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이어져 왔다.
이에 따라 오후 10시 이후에는 청소년의 출입이 제한된다. 그러나 24시간 운영되는 무인 매장의 경우 밤 10시가 지나도 상주 인력이 없어 청소년 출입을 실질적으로 통제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해 제주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관계자는 "인형뽑기의 무작위적인 확률은 청소년들에게 '한 번만 더 하면 될 것 같다'는 사행성 집착을 심어줄 수 있어 다른 중독으로 진입하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인형뽑기를 단순한 유행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청소년 스스로가 사행성 게임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통제할 수 있도록 학교와 지역사회가 연계한 중독 예방 교육과 조기 개입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